전두환 손자, 석방되자마자 "오늘 광주갈 것…5·18 사과하고파"

입력 2023-03-29 20:34:03 수정 2023-03-29 22:06:05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인사하고 있다. 양옆에서 5·18 관련 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 회원들이 전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 관련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와 인사하고 있다. 양옆에서 5·18 관련 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 회원들이 전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29일 오후 석방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7시 55분쯤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하고 마포경찰서에서 전씨를 조사 36시간 만에 석방했다.

경찰은 전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전씨를 체포하고 구속영장 신청을 고심했으나,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자진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해 석방한 뒤 불구속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전 씨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13일부터 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 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들이 마약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오전 유튜브 라이브에서는 방송 도중에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전씨는 조만간 광주에서 5.18 유가족과 피해자를 만나 사과할 예정이다.

이날 전씨는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과 만나 "(광주에) 가능하면 오늘 가서 재단 측에 편하신 시간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씨는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향후 한국 체류 계획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한국 체류 기간과 관련해 "한국에 필요한 만큼 있다가 가겠다"며 "당분간 한국에서 가족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나 삼촌들로부터 연락을 받은 게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연락 온 게 몇 백 개가 넘어서 확인을 못 했다. 가족들에게는 따로 연락을 안 하고 있다"고 답했다.

투약한 마약 종류에 대해선 "모든 마약 종류를 투약했다. 대마초, DMT 등등 각종 마약을 사용했다"고 했다.

전씨는 결과가 당일에 나오는 간이시약 검사에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결과를 받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검사 기록은 아직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전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폭로 배경에 대해선 "후계자 구도에는 관심이 없다"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교회 단체에서 봤던 좋은 분들이 저희 가족·지인들에 의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폭로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자금 의혹' 수사를 위한 새로운 단서 폭로와 관련해선 "(비자금 관련) 새로운 단서는 저희 가족들이 협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면서 "웬만하면 죄를 숨기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저라도 대신 가서 사죄를 드릴 계획이 있다. 저 같은 죄인을 받아주시는 광주시민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앞으로도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서 입장을 계속 밝힐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반납을 해서 당장은 라이브 (방송)을 하기가 어려운데,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가능한 빨리 소통의 창을 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언론과 수사기관의 쏠린 이목에 대해선 "범죄자가 범죄로 인해 수사 받는 건 옳은 일이다. 저에 집중해주시는 만큼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가 되는 여러 사안들에 대해 똑같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