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276조5천억원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영향이 국내 금융기관과 채권시장에 어느정도 끼칠지 셈법이 분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SVB 파산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며 "SVB 파산 요인, 사태 진행 추이, 미국 당국의 대처,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벤처·스타트업에 특화된 SVB 파산으로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금융시스템 재점검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금융권에서는 SVB가 한국에 직접 진출하지 않은데다 스타트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구조 탓에 국내 금융·경제에 직접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전 거래일보다 16.01포인트(p) 오른 2,410.6으로 장을 마쳤고, 원·달러 환율도 22.4원 내린 달러당 1,301.8원에 마감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파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 조사에서도 국내 은행과 보험 등 기관 투자자가 SVB에 직접 투자한 예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실리콘밸리은행이 신생 기술기업에 집중한 특수성이 있는 은행이라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이 시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의 강도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합동 형식의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에 나서는 등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수출투자책임관 회의에서 "향후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신속히 대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금융시스템을 재점검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하고 필요하면 신속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계부처·관계기관과 함께 국내외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