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결혼 기피…대구 예식장 수 반토막

입력 2023-03-13 16:58:45 수정 2023-03-13 21:05:35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예식장 수는 750개…작년 33곳 폐업해 4.2%감소
지난 4년간 국내 결혼 건수는 25만8천건에서 17만1천814건으로 33.4% 감소
지난해 출생아 수도 역대 최저를 기록해 혼인 건수 감소 전망 뚜렷히 나타나

결혼 기피현상과 인구감소로 인해 예식장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에서 예식장 잡기가 어려워진데는 코로나 여파도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폐업이 확산되면서 식장 자체가 줄어든 이유도 있다. 실제로 지난 4년간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지역 소재 예식장은 줄줄이 폐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결혼 기피 현상이 확산하면서 웨딩 업계의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전국 예식장 수는 750개로 집계됐다. 직전 연도인 2021년(783곳)보다 4.2% 줄어든 숫자다. 1년 새 33곳 폐업한 셈이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8년(1천30곳)과 비교하면 27.18%나 감소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4년 사이 예식장 수가 절반까지 줄었다. 코로나19 이전 약 50곳이던 예식장이 현재 27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게됐기 때문이다.

대구 예식장 급감 이유는 결혼식을 유치 못한 경영난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4년 동안 결혼 건수는 25만8천건에서 17만1천814건으로 33.4% 급감했다.

초혼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는 점도 예식장 경영난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2000년 초혼 연령은 남성 29세, 여성 26세로 모두 30세를 밑돌았지만, 지난 2021년에는 남성 33.35세, 여성 31.08세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저인 지난해 출생아 수도 추락하는 웨딩 산업을 대변해 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는 24만9천31명, 사망자는 37만2천826명으로 12만3천800명이 자연 감소했다. 자연감소 폭은 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합계출산율은 0.78명이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저출생 대응 2030 청년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주요 이유로 '자산 형성'과 '대출', '안정적인 주거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막상 결혼을 결심해도 식장 대관과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에 드는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년째 웨딩 업계에 종사 중인 대구의 한 웨딩플래너는 "최근에 결혼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은 33~35세가 가장 많다. 코로나 이전보다 3살 정도 초혼 연령이 높아졌는데, 통상적으로 나이대가 높을수록 결혼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상담을 와도 장기 연애, 혼전 임신 등 사유가 있어 결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기 악화와 코로나를 겪으면서 직장을 잃거나 수입이 감소하는 바람에 파혼하는 경우도 늘었다. 결혼을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귀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인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예식장 수가 급감했다. 국세청 제공.

2000년 초혼 연령은 남성 29세, 여성 26세로 모두 30세를 밑돌았지만, 지난 2021년 남성 33.35세, 여성 31.08세까지 치솟았다. 통계청 제공

혼인 건수가 감소함에 따라 예식장 폐업도 잇따르고 있다. 국세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