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카카오, '승자의 저주' 겁냈나…앞으로 SM 주가 향방은?

입력 2023-03-12 17:20:00 수정 2023-03-12 19:09:58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을 협력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다. 하이브는 이 같은 내용으로 카카오와 합의에 성공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12일 발표했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을 협력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됐다. 하이브는 이 같은 내용으로 카카오와 합의에 성공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12일 발표했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이달 말로 예정된 SM 정기주주총회에서 앞서 공개한 하이브 측 사내이사 후보들은 사퇴한다. 사외이사 후보와 관련해서는 카카오와 협의 중이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주당 15만원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사진은 12일 경기도 판교 카카오 사옥, 서울 성동구 SM 사옥(가운데),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하이브와 카카오의 극적 합의로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전'이 막을 내렸다. 연일 고공 행진하던 SM 주가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하이브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면서"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추가 공개 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하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매입을 멈추고, 카카오에 경영권을 내주는 대신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카카오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역시 "하이브의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과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던 양측이 전격 합의한 배경을 두고 시장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피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한다.

SM 주가는 연초 7만5천200원에서 지난 10일 14만7천800원까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카카오가 하이브의 SM 지분 25% 공개매수(주당 12만원)가 실패로 결론나자 7일 주당 15만원에 35%를 공개매수하기로 밝혔는데 이튿날 장중 한때 16만1천200원까지 치솟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7위까지 올라섰다.

만약 여기서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추진한다면 분쟁 전 7만원대에 머물렀던 SM 주가는 3배 가까이 뛰어오르게 되고, 이는 '승자의 저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와 소속 연예인에 대한 팬을 고객으로 삼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특성상 경영권을 둘러싼 노골적 분쟁이 지속하면 누가 SM을 차지하든 부정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앞서 금융감독원이 "누구라도 공개매수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유지하려는 행위를 했다면 시세조종 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태가 일단락된 만큼 SM 주가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계속하고 있어 급락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카카오가 목표치를 예상보다 일찍 채운다면 주가 하락 흐름이 더 빠르게 시작할 수도 있다.

김성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차장은 "인수 경쟁을 지속하면서 양사가 막대한 자금을 쓴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양측이 얼마나 합리적 지출을 했는 지를 역산하는 리포트가 나오게 될 것이다. 만약 SM 인수전에 대한 회의적 리포트가 나온다면 모기업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자본시장에 한동안 자금이 움직일 곳이 없었던 만큼 이번 인수전에 핫머니(투기적 이익을 쫓아 국제금융시장을 이동하는 단기성 자금)가 많이 몰렸다. 이들이 공매도를 치면서 빠르게 자금을 빼간다면 충격은 더 크게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