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부터 리사이클링까지…세계 최고 수준 생산시설 집적화 완성
포항 양극재 생산량 1위, ‘이차전지 제작 원가 절반 차지 핵심소재’
포항시가 이차전지 원료부터 전구체 및 양‧음극재 생산, 리사이클링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을 완성하고 있다.
생산시설 집적으로 특히,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 대량 생산과 원소재 공급 요충지의 역할마저 기대된다.
이차전지는 탄소중립과 친환경 트렌드 속에서 핵심 수단으로 부각 중이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의 선점이 국가적 과제란 의미이다.
주요 국가 간 무역 갈등이 기술 패권 경쟁으로 심화되면서 경제 안보 확보를 위한 이차전지 소재산업 육성은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미 한일무역분쟁과 중국발 요소수 대란을 통해 뼈저리게 학습한 사실이다.

◆배터리 셀의 핵심부품 '양극재'
이차전지 소재 중에서도 양극재 산업은 성능 및 안전과 가격 등을 좌우한다. 양극재가 이차전지 셀(배터리 기본 단위) 원가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차전지는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의 4대 요소로 이뤄진다. 건전지를 상상해 봤을 때 양쪽으로 음극과 양극이 나눠지고, 분리막이 벽처럼 두 극이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을 막아 준다. 전해액은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갈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이다.
양극재는 주행거리 증가 등 이차전지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지만, 리튬·니켈 등 원소재 가격 변동률이 적지 않다. 양극재 가격은 셀 제조‧완성차 등 전방에 연쇄효과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가되므로 완성품 가격 경쟁률을 결정짓는 중요 부품이다.
때문에 양극재는 이차전지 산업 성장과 함께 앞으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37만 톤(t)이었던 양극재 수요는 2025년 275만t으로 늘어나 연평균 성장률이 33.3%에 이른다.
미래 국력의 핵심 산업인 이차전지 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그만큼 양극재 중심 K-배터리의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 소재 수급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대량 생산시설 집적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양극재 초격차 기술과 경제 주권 확보를 위해 이차전지 생산의 최전선에 서 있는 포항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반드시 지정돼야 할 이유이자 최적지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양극재 생산량 1위 포항, 2030년엔 연간 100만t 생산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포항의 이차전지 산업은 무엇보다 소재부품과 고품질 양극재 대량생산에 특장점을 보인다. 원료부터 생산까지 양극재 대량 생산시설 집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핵심 요충지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미 포항은 양극재, 전구체 및 리사이클링을 통한 원료 생산량이 타 지역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
지난해 포항의 양극재 생산량은 15만t으로 국내 주요 생산지역인 청주·광양·대구·울산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을 중심으로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등 양극재 핵심기업을 비롯해 에너지머리티얼즈(GS건설), 해동엔지니어링, 우전지앤에프 등 전후방 관련 기업이 집적된 까닭이다.
먼저 국내 최초 NCA 양극재 및 세계 최초 CSG 양극재 상용화와 이차전지 소재의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는 에코프로 그룹은 포항 영일만4산단 내에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구축하고 그룹 계열사를 집적시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순도 수산화리튬 제조(에코프로INNOVATION) ▷전구체 제조(에코프로Materials) ▷고순도 산소·질소 제조(에코프로AP)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에코프로BM·에코프로EM) ▷배터리 리사이클링(에코프로CNG) 등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재 밸류체인이 포항에 완성됐다.
이처럼 폐배터리를 재가공할 수 있는 리사이클링 기술, 양극재 생산기술, 리튬과 전구체를 유기적이고 복합적으로 연결하는 기술력 및 생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는 도시는 세계에서도 포항이 유일하다.
에코프로는 영일만산단에서 연간 15만t의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고, 2027년까지 5만4천t 추가 생산을 위한 공장을 건축 중이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증설을 위해서도 블루밸리산단 내 부지 약 73만㎡를 추가 확보했다. 이처럼 에코프로는 현재까지 1조9천억원 투자에 이어 2025년까지 영일만산단에 1조3천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며, 기타 업체까지 합하면 포항지역 이차전지 투자 규모는 무려 4조원에 달한다.
양극재 산업 부문에서 고속 성장 중인 포스코케미칼 역시 고용량 이차전지 양극재뿐만 아니라 음극재와 원료 생산을 위한 리사이클링까지 그룹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재료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내외 주요 이차전지 제조사에 공급망을 확대 중이다.
현재 영일만산단에 2025년 준공을 목표로 13만6천t 생산 공장을 건립하고 있으며,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 내에 양극재 체계구축을 위한 40만㎡ 규모 부지도 확보했다.
포스코케미칼이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영일만산단 6천억원(양극재)·블루밸리산단 2천500억원(음극재)이다. 앞으로도 포항에서 양·음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생산 확대를 위해 약 3조4천억원을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세계 전구체 1위 기업 중국 CNGR은 1조원을 투자해 영일만산업단지에 이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을 건립해 연간 황산니켈 25만t과 전구체 1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코프로그룹, 포스코케미칼 등 양극재 핵심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양극재 생산 수주도 잇따른다. 국내 배터리셀 3사(SK온·삼성SDI·LG엔솔)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에 고품질 양극재 납품체계를 구축했다.
에코프로BM은 SK온과 2026년까지 1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수주했으며 삼성SDI와는 합작사인 에코프로EM을 설립하고 양극재를 공급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기존 LG엔솔 양극재 납품에서 올해 삼성SDI와 40조원 규모 양극재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포항은 생산시설 집적화로 2030년까지 연간 약 100만t 양극재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양극재 수요량 605만t의 16.5%를 차지하는 거대 규모로서 국내 최대 양극재 대량 생산 클러스터로 부상하게 된다는 뜻이다.

◆밸류체인 형성으로 전기차 연관 산업 동반성장
이미 포항은 포스코를 주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용 프리미엄 철강 생산·수급 체계가 구축돼 있다. 인근 경주와 영천에는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들이 집적돼 있어 전기차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인근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전기차 전용공장 구축을 통해 전기차 산업을 아우르는 전방위의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하다.
동해선 철도, 대구~포항고속도로, 포항경주공항 등 광역교통망 체계와 동해안 유일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을 보유하고 있어 육상·항공·해상물류를 활용한 배터리 원료, 소재 유통 및 공급도 강점이다.
무엇보다 포항은 이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열망, 노력이 뜨겁다. 포항시는 지난해 '이차전지 산학연관 혁신 거버넌스'를 출범한 데 이어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 국제컨퍼런스',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포럼' 등을 개최하며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지역의 혁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경북지역 산학관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차전지 혁신산업생태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해 대한민국 이차전지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을 확보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차전지 양극재는 국가첨단전략산업의 핵심이며 대한민국 최대 집적지인 포항은 국가첨단전략기술 초격차를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포항을 양극재 세계 최대 생산기지로 만들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패권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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