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청년·저출산 탓에 '한국 수출 휘청인다' 주장 제기돼

입력 2023-03-07 11:09:20 수정 2023-03-07 11:22:49

유럽도 청년 고립·출산율 감소 문제 해결 고민…한국도 대응 책 마련에 나서야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스페인 자치대학 인구통계연구소에 방문해 면담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스페인 자치대학 인구통계연구소에 방문해 면담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은둔형 청년, 인구 노령화 등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인구 감소 현상이 한국 수출 산업 기반 약화의 주 요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정만기 KITA 부회장은 지난 1일~2일(현지시간) 벨기에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 인구통계 연구소를 방문해 인력 부족, 출산율 감소 등 인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논의에서 콜린 씨슬루나 EU 집행위원회 수석보좌관(인구구조 관련 정책 총괄)은 정 부회장에게 "EU도 한국처럼 출산율 감소, 인구 노령화 등 지속 가능한 역내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에 직면해있다"면서 "출산율 제고 정책은 EU 차원이 아니라 EU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슬루나 수석보좌관은 노동인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EU 차원의 기술 혁신대책 등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U는 ▷여성 인력 시장 참여 지원 정책 ▷노령 인구 활용 대책 ▷외국인 활용을 위한 합법적 이민 유입 확대 정책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화와 정보화 등의 대책을 시행 중이다.

특히 씨슬루나 수석보좌관은 EU집행위의 주요 정책 중 하나로 젊은 층의 고독 문제 해결을 꼽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EU 인구의 12%만이 사회적 고립에 빠졌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EU 인구의 20% 이상이 사회적 고립에 처하는 등 고립주의가 갈수록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청년층의 은둔과 고립 문제는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번지고 있다"며 "청년 고립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공동 연구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알베르트 아스테바 팔로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 인구통계학 교수는 "스페인은 1990년 이후 지속해서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현재는 합계 출산율 1.3명에 불과하다"며 "스페인 경제를 유지를 위해선 해마다 25만 명 수준의 이민자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아 스페인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며 "과학적 근거와 유럽의 경험을 토대로 출산율 제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