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시청 동인청사 후적지 계획 표류…중구청 전면 재검토 시사

입력 2023-03-02 12:00:58 수정 2023-03-03 00:29:42

공원 조성 혹은 중구청 자리에 경대병원 주차장 활용안 구상 중
류규하 중구청장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노력"

대구시청 동인청사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시청 동인청사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신청사 갈등과 부동산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대구시청 동인청사 후적지 조성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 중구청은 기존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반면 대구시는 올해 상반기 중에 관련 계획을 발표하겠다며 온도 차를 드러냈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동인청사 공간에 65층 규모의 '메가 라이브러리'를 짓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녹지공간인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류 청장은 지난 달 28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도 "동인청사 주변에 고층 건물이 이미 들어선 상황에서 65층 오피스텔의 이점이 사라졌다"며 "중구청이 시청 후적지로 옮기고 중구청 자리를 경대병원 전용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12월 달서구 두류정수장으로 신청사 부지가 결정되자 중구청은 시로부터 특별교부금 5억원을 받아 '대구시 원도심 발전전략 및 시청사 후적지 개발방안 수립' 용역을 시행했다. 1년 뒤 발표된 시청사 후적지 계획에는 문화예술, 역사, 산업기능이 복합된 허브 공간인 '메가 라이브러리(Mega-Library)'를 지상 65층 규모로 조성하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더불어 신청사 건립 사업이 무산 위기를 겪으면서 동인청사 후적지 조성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기존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1만 가구를 넘어서자 신규 주택 사업을 전면 중단했고 신청사 사업 역시 담당 부서를 없애는 등 사실상 잠정 중단했다.

대구시가 지난 2021년 중구청이 제출한 용역 결과 보고서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놓지 않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대구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동인청사뿐 아니라 산격청사, 군부대 후적지 계획까지 포함한 '대구도시그랜드디자인' 사업을 계획 중에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올 상반기 중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오성 중구의회 의장은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방향이든 구민이 원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 청장 역시 "도시 경쟁력이 강화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대구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