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향사랑기부제와 승수효과

연간 10만원 기부한다면, 13만원 돌려받는 효과
1석2조 “지방재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고향사랑기부제로 함께 하는 지자체간 동서 상생모델. 경북 포항과 전북 고창이 공동 출시한 신선 식품 브랜드 '동서지간'. 매일신문 DB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란 기부자 본인의 주소지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에 성금을 기부하면, 연말에 세액공제도 받고 지자체의 답례품까지 받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고향 발전을 위해 연간 10만원을 기부한다면 30% 이내 금액에 해당하는 3만원 상당의 답례품과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즉, 10만원을 기부하고 13만원 상당액을 돌려받는 구조이다.

모금된 기부금은 사회 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주민 복리 증진이 필요한 사업에만 사용된다. 기부와 세금감면이라는 조합을 통해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지역을 돕는다는 취지로 지방재정을 보완해 지역 간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학에서 '승수(乘數)효과'란 정부가 지출을 늘릴 경우 지출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수요가 창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만약 정부가 어떤 기업으로부터 1억원 어치의 재화를 구입하면, 그 기업 근로자들의 소득이 증가한다. 근로자는 증가된 소득의 일부로 다른 기업들이 생산한 재화를 소비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기업의 근로자도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도 증가하게 된다. 이런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정부가 처음 지출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에 이를 '승수효과'라고 부른다.

고향사랑기부금이 지역 내에서 생산되거나 서비스되는 답례품으로 제공되면, 답례품 생산자의 소득이 증가하게 된다. 더불어 기부금이 지역 내에서 사용된다면 또 그 액수에 비례하여 지역민의 소득이 증가하고 결국에는 소비까지 또 늘어나게 되는 경제의 선순환을 하게 된다. 지방재정을 보완하려는 기본 취지에 더하여 지역 내 소비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제도가 잘 정착되려면 무엇보다 지자체에서는 기부자가 지속적으로 고향과 연결고리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소중한 기부금을 잘 활용해 지역경제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는 도시민들의 이주 및 정주(귀농, 귀촌)로 이어지면서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도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기부자는 고향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주면서 또 한번 애향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자와 지역민 모두에게 충분히 승수효과를 낼 수 있는 제도이다. 무엇보다 기부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지역소멸을 극복하고 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