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을 비롯해 금융사들이 속속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올해도 경기 침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자본 확충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구은행은 14일 금융위원회에 1천억원 규모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공모한다는 증권신고서를 접수했다. 자금의 사용 목적은 운영자금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금과 유가증권 운용, 금융채 같은 채무증권 운용에 쓰일 예정이다. 대구은행이 발행할 이번 신종자본증권 기관 수요예측일은 15일이며, 20일 정정 공시한다. 콜옵션 행사 시점은 5년 후다.
KB국민은행도 17일 수요예측을 열고 5년 후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3천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5천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신한은행도 다음 달 초를 목표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최대 4천억원 규모 발행을 고려 중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은 지난해 대부분 은행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다.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택했다는 것.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변제순위가 후순위이기 때문에 통상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낮게 책정된다.
실제로 대구은행의 신용등급은 'AAA'이지만, 13일 복수의 신용평가사는 대구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금융업계는 신종자본증권을 자본 확충 방법으로 활용한다. 이 때문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뤄지면서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구은행만 해도 금융당국 권고치를 웃돌긴 하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지속 하락세다. 작년 3분기 대구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5.78%였다. 2분기에는 16.26%, 1분기는 16.57%였다. 달력을 더 넘겨 2020년 4분기를 보면 이때 총자본비율은 17.53%였다. 2년도 안 돼 2%포인트(p)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또한 대구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34%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평균 연체율(0.22%) 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심지어 이 같은 수치는 그전 해(0.29%)보다 0.05%p 오른 것으로 자본 확충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이 잇따라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것은 금융당국이 은행의 자본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과 연결지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당국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 등의 지침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