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전 카드사 개방…3월 초부터 사용 가능할 듯

입력 2023-02-03 16:40:15 수정 2023-02-03 20:32:30

현대카드의 독점권 포기로 리베이트 논란 잠재워
다음달 초부터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될 거란 전망
NFC 단말기 갖춘 편의점 등에서부터 서비스 시작
스마트폰 점유율 판도에 변화 올지 관심 모아져

애플. 연합뉴스
애플. 연합뉴스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한다. 앞서 애플과 독점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를 준비해온 현대카드가 독점권을 포기한 덕분에 리베이트 논란을 잠재울 수 있게 돼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 해석을 고려해 신용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관련 절차만 준수한다면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허용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애플페이가 국내에 뿌리내릴 수 없었던 것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필요한 방식이었던 탓이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8월 애플과 독점 계약을 맺고 국내 출시를 준비해왔지만 대형 가맹점에 NFC 호환 단말기 설치비를 보조해주는 단말기 보급계획을 두고 리베이트 논란이 번져 출시가 미뤄졌다.

카드 단말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행위가 부당한 보상금 제공이라 보고 금지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걸림돌이었다. 신기술 단말기를 보급하는 것이라도 제휴사와의 배타적 거래가 목적이라면 보상금 지급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현대카드가 독점권을 포기, 배타적 거래라는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해법이 나온 셈이다.

다만 다른 카드사들이 곧바로 애플페이를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 점치긴 어렵다. 현대카드의 독점 조항은 사라졌으나 애플이 다른 카드사와의 계약 과정을 길게 끈다면 사실상 현대카드가 일정 기간 우선 사용권을 갖는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업계에선 다음달이면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개 가운데 애플페이를 쓸 때 필요한 NFC 단말기를 갖춘 곳은 10% 안팎. 일단 이 단말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국 편의점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롯데하이마트, 이케아 등에서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도입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올지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그동안 국내에서 간편결제가 가능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유일했던 만큼 경쟁자인 애플의 아이폰이 애플페이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1분기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77%로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고객층이 두터운 아이폰에 간편결제 기능까지 추가된다면 스마트폰 시장을 더 잠식해 들어갈 것이라 내다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반면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데 필수적인 NFC 단말기 보급률이 10% 안팎으로 낮아 출시 직후 파괴력은 크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MST(자기보안전송) 방식을 사용하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아직 전용 단말기가 많이 보급돼 있지 않다. 애플이 카드사에 요구할 수 있는 수수료도 확산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