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전문성 핵심가치 공표
비주류인 황병우 행장 발탁…경영 관리 역량 전문화 집중
임원진 영업 전문가로 꾸려…영업과 전략 부문 균형 맞춰
"그러고보니 이번 임원 인사가 회장님 신년사 예고편이었네."
지난 연말 이뤄진 DGB 대구은행 인사를 두고 내부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2일 계묘년 신년사에서 주인의식과 전문성을 핵심가치로 하는 신(新)인재상을 공표했는데, 이에 앞선 임원 선임에서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들의 약진이 도드라진 덕분이다.
대구은행 내부에서는 지난 연말 인사에 가장 눈에 띄는 부분으로 황병우 행장을 꼽는다. 황 행장은 은행 내부에서는 그야말로 '비주류'였던 인물이다. 1998년 대구은행 입행 후 은행 내 경제연구소에 줄곧 근무했고, 경영컨설팅센터장을 맡는 등 은행의 본질에 가까운 영업현장 경력이 적어서다. 게다가 임원이 되고도 그룹 인수합병업무를 총괄하는 등 금융 업무와는 연이 닿지 않았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위기를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경영관리 역량 전문화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행장 인사는)역대 행장 프로필을 생각하면 경력 관리가 아닌 역량 개발의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전략통' 황 행장과 반대로 은행 임원 인사에서는 영업 전문가가 대거 발탁됐다. CEO는 전략부문에서, 부행장(급)에는 영업 전문가를 통해 영업과 전략 부분의 균형을 맞추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신규 임원 면면을 놓고 보면 이른바 '본부 출신'(본부 근무 경력이 긴 인물) 보다 '영업점 출신'(영업현장 경력이 긴 인물)이 많다. 게다가 이번에 선임된 성태문 상무, 손대권 상무, 최상수 상무, 서정오 상무, 김기만 상무는 은행에서 다년간 성과를 내었던 실무형 전문가들로 손꼽힌다. 이들은 최근 수년간 영업점 성과평가 최종결과에서 금상, 은상, 특별상 등에 선정된 바 있다.
대구은행 한 행원은 "성태문 상무는 지점장을 세 차례 했는데, 가는 곳마다 성과평가 수상을 한 이력이 있는 영업통"이라면서 "지난해는 1967년생, 만 55세 이상이 희망퇴직 대상이었는데 성 상무가 바로 이 나이다. 퇴직 앞두고 풀어질 법도 한데 동요 없이 영업을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성 상무를 마케팅본부장으로 기용한 것은 전문성을 인정하는 것 아니겠느냐. 영업업현장의 노하우를 기획으로 녹여내겠다는 뜻인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도 "손대권 상무는 2006년 내부 공모절차를 통해 4급(차장급)이던 38세에 지점장이 된 전무후무 한 기록을 가진 인물"이라며 "30대 후반에 지점장을 했으니 지점장을 얼마나 많이 했겠느냐. 영업현장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연말 인사 때 영업조직 강화를 위해 대구본부를 대구1·2본부로 분리 운영한다고 했는데 손 상무가 대구2본부장이다. 지점장 경험이 임원 발탁의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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