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2023년 새해가 밝았다. 모든 예측 기관이 2023년 대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실물보다 빠르고 전문가의 예측은 항상 틀린다. 전문가들은 데이터를 확인하고 나서 미래를 전망하는데 그 데이터가 항상 늦고 데이터는 새로운 상황 반영이 안 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 경기는 세계의 공장, 중국의 코로나로 인한 모빌리티(mobility) 제약과 세계의 은행 미국의 과도한 유동성(liquidity) 대방출과 급속한 유동성 회수가 만든 것이다. 그러나 2022년 12월부터 시작된 중국의 방역 규제 해제로 모빌리티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미국의 통화 증가율이 작년 11월에 0%까지 내려가 미국의 통화 단속도 끝나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조만간 끝날 조짐이 보인다.
세계 경기는 대략 4년 주기 올림픽 사이클, 미 대통령 선거 사이클, 반도체 실리콘 사이클과 궤를 같이한다. 온 언론에서 'R(Recession)의 공포'를 얘기하지만 2023년은 2년 반 상승, 1년 반 하락의 4년 주기 경기 사이클의 후반 하강 사이클로 들어섰을 뿐이다. 100년 만에 가장 많이 푼 유동성 홍수를 감당하려고 미국이 역대 가장 과격한 금리인상을 하는 바람에 금융에 충격이 컸고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킨 나라와 업종의 충격이 좀 더 크게 왔을 뿐이다.
10년에 한 번 오는 대불황이 1998년, 2008년, 2020년이었다. 대불황 다음에 바로 다시 온 대불황은 없다. 시각을 달리하면 2023년은 경기의 정상화, 금융의 정상화 시기다. 이번 경기 불황은 실물경제의 부도가 아니라 과도한 자산 버블에 휩싸였던 금융 부도다.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기계, 전자, 화학 등 한국의 주력 산업에서 큰 기업이 부도난 게 없다. 과거 같으면 불황에 금융기관 몇 개는 넘어가야 하는데 금융기관 부도 소식도 없다
2022년 하반기 중국의 오미크론 재확산, 미국의 과격한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급강하했지만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2023년 상반기 중에 있을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가 경기하강의 마지막 시그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2022년부터 하강을 시작한 세계 경제는 2023년 상반기면 바닥을 찍고 회복세(Recover)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경기하강이 1년 이상 진행된 지금 과도한 'R의 공포'에 함몰되기보다는 하반기부터 시작될 경기회복에 대비할 때다. 그러나 2020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온 두 번째 불황에서 회복의 패턴은 모조리 우상향이 아니라 K자 회복이다. 경기 불황이라고 하지만 명품점에서 세일을 하면 새벽부터 줄을 선다. 인천공항 출국장은 사람들로 붐빈다.
국가 간에도 경기회복에 차이가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에 수혜를 본 베트남, 인도는 세계적인 불황에도 끄떡없었다. 먼저 경기 불황을 맞은 중국은 코로나 방역 완화를 계기로 가장 먼저 경기회복 단계에 들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은 경기하강의 단계가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강에 봄이 오는지는 강가에 사는 어부나 지나가는 선비가 아니라 강에서 놀고 있는 오리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방역 규제 완화 조치에 중국인들은 대규모 오미크론 감염 확산을 우려해 이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이 즐기는 외식인 오리구이와 양고기 샤부샤부를 파는 췐취더(全聚德)나 하이디라오(海底捞) 같은 외식업체들의 주가는 속등하고 있어 이미 중국의 소비회복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세계 경기의 바닥은 반도체와 부동산에 물어보면 된다. 반도체 업체들의 대규모 적자 전환, 부동산 거래량 최악의 급감이 경기 바닥의 시그널이다. 한국 경제도 수출은 반도체, 내수는 부동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가 반도체 전쟁에서 누가 더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가의 경쟁인데 한국은 정쟁과 근시안적 부처 이기주의로 반도체 지원책이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도 못 그리는 형국으로 전락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규제 일변도로 간 부동산정책도 빨리 정상화해야 내수가 산다.
비관론자는 낙하산을 만들지만 낙관론자는 비행기를 만든다. 경제주체들이 모조리 낙하산을 만들면 실패한 정책이다. 경기하강기에 경제정책은 신중하고 과감해야 한다. 경제정책은 작은 생선 굽듯이 조심스럽게 해야지 이리저리 마구 뒤집다 보면 살이 다 떨어져 나가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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