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여중 '크리스마스의 기부'…전교생 절반 용돈 모아 연말 식료품 나눔

입력 2022-12-23 12:35:34 수정 2022-12-23 18:40:19

2년 연속 100여 가구에 비대면 기부 봉사…지난해 260여 명, 올해 400여 명 학생 동참
김연우 학생 "매점서 간식 살 돈 한번 아껴 월 1천원씩 모아…작은 선물, 큰 도움 되길"

23일 경산여자중학교 청소년적십자(RCY) 학생들과 적십자봉사회 경산지구협의회 봉사원들이 경산여중에서 9개월 간 모금한 기부금으로 연말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식료품 꾸러미를 만들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23일 경산여자중학교 청소년적십자(RCY) 학생들과 적십자봉사회 경산지구협의회 봉사원들이 경산여중에서 9개월 간 모금한 기부금으로 연말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식료품 꾸러미를 만들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크리스마스가 다가온 가운데 경북 경산시 경산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수개월 간 용돈 일부를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식료품 꾸러미를 기부해 훈훈함을 전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23일 경산여중 학생 400여 명이 그간 모은 기부금으로 대한적십자봉사회 경산시지구협의회 봉사원들과 식료품 꾸러미 100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경산여중 학생들은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9개월 동안 매달 1인당 1천원씩 월평균 43만2천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렇게 조성한 기부금이 390만원에 이른다.

꾸러미에는 즉석밥과 즉석식품, 통조림 반찬, 방역마스크와 학생들이 직접 쓴 희망 메시지 쪽지를 담아 연말까지 지역 내 결식 우려가 큰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적십자봉사회가 미리 파악한 취약계층 가구가 주된 대상이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도 한달 간 온라인 모금을 통해 목표액 100만원을 추가 조성한다.

23일 경산여자중학교 청소년적십자(RCY) 학생들과 적십자봉사회 경산지구협의회 봉사원들이 경산여중에서 9개월 간 모금한 기부금으로 연말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식료품 꾸러미를 만들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23일 경산여자중학교 청소년적십자(RCY) 학생들과 적십자봉사회 경산지구협의회 봉사원들이 경산여중에서 9개월 간 모금한 기부금으로 연말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식료품 꾸러미를 만들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경산여중의 이 같은 기부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이어졌다.

이 학교에서 10여 년 간 청소년적십자(RCY)반을 담당한 박동명 지도교사는 그간 RCY반 학생, 적십자봉사회 경산지구 봉사원과 함께 지역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 2020년 지역 내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대면 봉사활동이 어렵자 박 교사는 비대면 봉사로 '천원의 기적 연말 꾸러미'를 구상했다.

박 교사는 지난해 초 학생회장에게 "학생회 임원(반장들)을 통해 지역 취약계층에게 기부할 학생을 모아 보자. 매점에서 간식 한번 덜 사먹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고, 전교생 800여 명의 3분의 1인 266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경산여자중학교 학생들과 대한적십자봉사회 경산시지구협의회 봉사원들이 희망 꾸러미를 제작한 뒤 취약계층 가구에 전달하는 모습.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지난해 12월 경산여자중학교 학생들과 대한적십자봉사회 경산시지구협의회 봉사원들이 희망 꾸러미를 제작한 뒤 취약계층 가구에 전달하는 모습.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이에 지난해 12월 18일까지 240만원을 모아 꾸러미 100개를 만들었다. 여기에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가 전국민을 상대로 온라인 추가 기부를 독려하면서 200만원을 더 모아 올해 1월 꾸러미 60개를 보탰다.

RCY반장인 김연우(3년) 경산여중 총학생회장은 "월 1천원 씩 낼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내 작은 돈들이 친구들 것과 모여서 취약계층 꾸러미 선물로 변하는 걸 보니 뿌듯했다"며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는데 작은 선물이나마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용돈을 타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는 단 1천원씩 매달 기부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학생들이 꾸준히 참여해 줘 고맙고 기특하다. 나눔의 기쁨을 마음 깊이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경산여자중학교 학생들과 대한적십자봉사회 경산시지구협의회 봉사원들이 희망 꾸러미를 제작하는 모습.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지난해 12월 경산여자중학교 학생들과 대한적십자봉사회 경산시지구협의회 봉사원들이 희망 꾸러미를 제작하는 모습.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