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 계열 하이투자증권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채무 상환과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가뜩이나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데다 업계에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유동화 위기에 위험성이 높은 회사로 꼽히는 탓에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3천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납일 기일은 8일이다. 하이투자증권이 이번에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하는 자금은 모두 3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2천억원은 채무상환에, 1천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하이투자증권의 회사채 발행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주식회사가 자금을 모집하려고 채권을 대량 발행하는 게 특이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채롭게 보는 건 이번 채권이 모회사인 DGB금융지주의 지급 보증을 바탕으로 AAA(안정적) 등급으로 발행해서다.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한 하이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은 A+(긍정적)이다.
이 덕분에 지난달 29일 하이투자증권이 진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 수요예측에서 5천410억원의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애초 모집금액은 1천800억원 수준으로 최근 자금조달 시장을 둘러싼 우려를 감안해 모회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한 덕에 AAA급 우량 신용도를 앞세워 수요예측에 선방한 것이다. 이후 하이투자증권은 발행규모를 3천억원으로 늘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DGB금융지주가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에 사실상 금융지주채인 셈이다. 자회사 지급 보증을 잘못 설 경우 모회사가 그 부실을 떠안게 되는데 자칫 DGB금융그룹으로 불똥이 튈 우려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치솟는 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돈줄이 마르기 시작,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구멍이 생기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상황이다. 보통 이 정도 회사채 발행은 채권 인수 측도 미리 접촉했을 테고 그쪽에서 모회사 신용보강을 요구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DGB금융그룹 측은 하이투자증권이 규모 면에서 중소증권사에 속하는 만큼 모회사의 신용 보강을 통해 회사채 발행을 하는 게 특이할 일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DGB금융그룹 관계자는 "최근 자금시장 경색 때문에 유동성 대응 차원에서 회사채 발행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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