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재고 언제 바닥날지 모르는 상황
전국 88개 주유소 품절 사태…대구·경북도 안심할 수 없어
"미리 채워두자" 발길 이어져
정부와 화물연대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며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재고가 바닥난 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 대구경북에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는 없지만 협상이 타결되고 물류 마비가 풀릴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4일 오후 2시 기준으로 기름이 바닥난 주유소는 전국에서 88곳으로 늘었다. 서울이 34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기 20곳, 강원 10곳, 충남 10곳, 충북 6곳, 인천 4곳, 대전 3곳, 세종 1곳 등 전국 각지에서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가 속출했다. 재고 소진 주유소는 2일 전국 60곳에서 전날 74개소로 늘어나는 등 하룻밤 자고 나면 품절 주유소 14곳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이날까지 충청 이남에서 재고 부족 주유소가 나오진 않았지만, 대구경북도 언제 기름이 바닥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석유화학 업계는 평시 출하량 대비 약 21% 출하에 그치고 있으며 누적 출하차질 물량은 약 78만1천톤(t), 금액은 1조173억원으로 추정된다.
대구 서구 평리동 한 주유소 직원은 "휘발유가 동날 수 있다는 말에 문의 전화가 계속 걸려오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구 수성구 지산동 한 주유소에서도 "대구 시내에는 아직 재고 떨어진 데가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기름을 미리 채워두려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여기에 대구시 관계자도 "지난주까지 대구 주유 업계에서 '문제없다'고 했지만 재고량이 점점 줄면서 이번 주부터는 일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품절 주유소 현황도 주유소의 자발적 제출 자료를 기준으로 집계되는 방식이라 실제 재고 상황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무개시명령이 시멘트에서 정유 분야까지 확대될 분위기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시멘트 운송을 거부한 791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자 175명이 복귀 의사를 밝히는 등 상황이 호전 기미를 보인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관련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정유, 철강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화물 운전자 대체인력의 확보, 군 인력과 장비의 활용 등 대체 수단을 신속히 확보해 산업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정부 압박에 굴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이날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입까지 촉구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하는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이 열하루째에 접어들었지만, 정부의 탄압은 흉포함만을 더하고 있다"며 "정부가 위법한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고, 헌법상 기본권과 국제기구 협약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정권 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가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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