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 폐쇄 움직임, 구미 정·재계 강한 반발

입력 2022-11-13 20:39:19 수정 2022-11-14 11:00:09

尹대통령 수출 경쟁력 강화, 국가균형발전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
구미는 전국 수출의 5%, 경북 64%, 올해 무역흑자 126억달러 기록하는 수출 효자 지역

구자근 국회의원(구미갑). 매일신문 DB
구자근 국회의원(구미갑). 매일신문 DB

"한국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 폐쇄는 윤석열 대통령의 수출 경쟁력 강화, 국가균형발전 기조와 정면 배치되는 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일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 폐쇄 움직임(매일신문 10월 25·30일, 11월 7일 보도)에 대한 반발이 구미 정·재계를 중심으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구미지역 리더들은 구미출장소 폐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내륙 수출 거점 구미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선 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 존치는 물론 그 기능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13일 구자근 국회의원(구미갑)은 "구미출장소 폐쇄 계획은 윤 대통령의 수출 강화 기조와 맞지 않고 기업들의 수출지원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미출장소가 폐쇄되면 지역의 수출입 기업은 근거리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게 돼 수출입 경쟁력이 떨어진다.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방향이 공공성보다는 지나치게 효율성과 비용절감 측면에만 치중돼 기업 활동 위축과 공공서비스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출입은행 지역 출장소 통폐합을 통한 예산절감액은 수억원에 불과하다. 수출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해 지역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의원은 지난 10일 한국수출입은행장과 면담을 갖고 "내륙 수출 거점 구미에 수출입은행 출장소가 존치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구미출장소 폐쇄가 아닌 구미지점 격상"을 강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김영식 국회의원(구미을). 매일신문 DB
김영식 국회의원(구미을). 매일신문 DB

김영식 국회의원(구미을)은 "구미출장소 폐쇄는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국가균형발전 기조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구미국가산단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의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최근 구미에는 반도체·방위산업 등에 4조원이 넘는 대규모 기업 투자가 진행 중이고, 구미 5산단도 입주기업 공장 신축이 한창이다. 구미는 전국 수출의 5%, 경북의 64%를 차지하는 수출 거점이어서 지역 수출기업에 대한 양질의 금융지원과 상담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장호 구미시장. 매일신문 DB
김장호 구미시장. 매일신문 DB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는 최근 LG이노텍·SK실트론·한화시스템 등 4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유치로 향후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구미와 경북의 수출경제가 흔들리면 대한민국 수출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구미출장소 존치는 물론 기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 시장은 "구미출장소 폐쇄는 수출을 강화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기조와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반드시 재고되고 오히려 기능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주찬 구미시의회 의장. 매일신문 DB.
안주찬 구미시의회 의장. 매일신문 DB.

안주찬 구미시의회 의장도 최근 의회 차원의 건의문 채택 등으로 구미출장소 폐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안 의장은 한국수출입은행 항의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 안 의장은 구미출장소 폐쇄 방침은 '후진 혁신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매일신문 DB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매일신문 DB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은 "구미출장소 폐쇄는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지역 수출기업들의 정책 금융 활용에 큰 차질이 발생해 지역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처럼 구미지역 리더들이 구미출장소 폐쇄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구미가 내륙 수출 거점이고, 최근 대규모 기업 투자가 잇따라 모처럼 지역경제가 활력을 띠며 수출 증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구미는 전국 수출의 5%, 경북의 64%(지난해 기준 283억달러)를 차지한다. 특히 구미는 올해 전국 무역적자(1~9월 327억달러) 행진 속에 125억6천8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한국의 무역수지 증대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수출 효자 지역이다.

게다가 최근 구미는 SK실트론(2조3천억원), LG이노텍(1조4천억원), 한화시스템·LIG넥스원(4천억원) 등 4조원이 넘는 대규모 기업 투자가 진행 중이다. 또 구미 5산단 입주기업이 꾸준히 늘어나 수출입 관련 기업과 금융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의 정부 기관 효율성‧건전성 계획에 따라 구미·원주·여수 등 출장소 3곳의 폐쇄를 검토 중이다.

지난 2013년 문을 연 구미출장소는 2016~2019년에도 출장소 통폐합이 수출입은행 혁신안에 확정됐으나 지역사회 반발과 수출입기업 지원을 위한 존치 당위성이 커 존치로 결정된 바 있다.

구미출장소는 구미·김천·상주·문경·안동·영주·의성·예천·봉화·청소·영양 등 경북도 내 11개 시군을 관할하며, 수출입 관련 기업 수는 구미 3천곳 등 4천200여 곳에 이른다. 지역 기업들은 구미출장소를 통해 2천억원의 각종 수출입 관련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