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진의 미래자동차 이야기] 생물체를 모방한 바이오미메틱스

입력 2022-09-12 14:30:34 수정 2022-09-12 20:49:41

딱정벌레를 모방한 폭스바겐
딱정벌레를 모방한 폭스바겐

곤충이나 새는 수억 년 동안,드론이나 에어모빌리티와 거의 같은 저공역에서, 복잡하고 불안정한 자연환경을 통해 교묘하게 비행을 하고 있으며, 난기류에 강한 비행성능이나 제어지능,무리 비행의 충돌 회피 지능 등에서 무수히 많은 지혜가 숨어 있다.이것들은 안전성 지능성 고성능을 겸비한 차세대 소형 항공기의 이노베이션을 일으키고 전기식 에어 모빌리티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혹한 자연환경에서 진화해 온 생물체의 비행이 가진 뛰어난 형태나 구조, 기능이나 시스템등을 모방, 혹은 규범으로 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바이오미메틱스(Biomimetics,생체모방)라 한다. 생명을 뜻하는 '바이오(Bio)'와 모사, 모방을 의미하는 '미메틱(mimetic)'라는 단어를 합성한 용어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나는 기계(Flying machine) 1448
레오나르도 다빈치, 나는 기계(Flying machine) 1448

◆새를 모방한 비행기

생체모방 로봇은 인간이 가지고 있지 않는 자연의 생존력과 효율성, 장점 등을 로봇으로 구현한 것이다. 오늘날 생체모방은 공학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학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생체공학(Bionics, Biomimetic Engineering), 자연모사공학(Nature Inspired Engineering)등으로 칭해지기도 한다.

바이오미메티틱스는 20세기 생체모방의 대표적 발명품은 비행기이며 비행기는 새처럼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을 실현한 것으로 인간은 예로부터 하늘을 날기 위하여 새의 비상하는 모양을 자세히 관찰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것이다.그리고 라이트 형제와 같은 선구자들을 통해 계승 되어왔다.

레오나르드 다빈치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나는 새를 관찰하고 설계한 비행기 도면을 남겼으며, 물고기의 모양을 근거로하여 매끄러운 선체를 고안하였다. 19세기 오토 릴리엔탈은 인간이 날 수 있는 기구개발에 새의 날개짓을 관찰하여 적용하고자 하였으며, 라이트형제는 대머리독수리의 비행을 보고 이를 모형화하여 비행기를 제작하였다.

라이트형제의 동력 비행기
라이트형제의 동력 비행기

라이트 형제가 1902년 모터와 프로펠러가 달린 동력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비행한 이후로 고정익(고정된 날개) 항공기에 의한 비행기술이 발전하게 되었다. 인간이 개발한 고정익 비행기는 새보다 더 빠른 속도로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하늘을 나는 새의 날개짓을 모방한 생체 모방기술을 공학적으로 적용하여 오늘날과 같은 초고속 비행기를 개발한 것이다.

히틀러와 포르쉐 박사(왼쪽)가 비틀 컨셉트 모델을 구경하는 모습
히틀러와 포르쉐 박사(왼쪽)가 비틀 컨셉트 모델을 구경하는 모습

◆딱정벌레를 모방한 폭스바겐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Volkswagen)'을 있게 한 이 자동차가 '20세기 최악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명령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1930년대 중반 히틀러는 독일 국민들의 자가용 생산보급 계획인 이른바 "국민차 계획"을 세웠다. 이를 공학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셰에게 의뢰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자동차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일반적인 독일인 1가정의 단위에 맞춰 성인 2명과 어린이 3명(성인 4명도 가능)을 태울 수 있을 것. 100km/h로 아우토반을 달릴 수 있는 차일 것. 가격은 1,000마르크(70만원)으로 저렴하고 튼튼한 차를 만들 것. RR(Real engine real wheel drive)을 적용하되, 독일의 혹독한 겨울 환경을 고려하여 공랭 엔진을 탑재할 것"

포르쉐 박사가 개발한 원조 비틀,
포르쉐 박사가 개발한 원조 비틀,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폭스바겐 비틀은 엔진이 구동축 뒤에 있는 RR방식을 채택하였는데 이것이 포르쉐 911 엔진 레이아웃의 시조이다,

아돌프 히틀러의 명령에 의해 설립된 독일 국민차 회사의 설계자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딱정벌레를 모사하여 만든 차량 원형을 1936년에 발표하였으며, 이후 딱정벌레를 닮은 외형 때문에 붙여졌던 별명 '비틀'로 불리며 미국 등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다양한 생체모방기술

비행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 케일리(1773~1857)경은 최초로 바이오닉 디자인을 활용한 사례로 새의 날개를 관찰하여 단순한 평면이 아닌 유선형의 곡면을 토대로 디자인하여 글라이더를 발명하였다. 새의 날개 단면은 활처럼 굽어있어 물체를 위로 들어올리는 힘,양력을 얻기좋다.

식물 산우엉
식물 산우엉

또 다른 생체모방기술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찍찍이'라 불리는 '벨크로'이다. 벨크로(Velcro)라는 명칭은 프랑스 단어인 벨루르(Velour, 벨벳)와 크로셰(Crochet, 갈고리)를 따서 만든 해당 제품의 상표명이었다. 스위스 전기 기술자 조르주 드 메스트랄은 1941년에 산토끼를 발견한 사냥개를 뒤쫓아 달리다가 산우엉이 우거진 숲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벨크로를 이용한 운동화
벨크로를 이용한 운동화

그 때 옷 여기저기에 산우엉의 씨가 붙어서 옷을 털었는데, 산우엉 씨가 잘 떨어지지 않았다. 호기심이 많은 메스트랄은 집에 돌아와서 산우엉 씨를 확대경으로 살펴보았고, 산우엉 씨가 갈고리 모양으로 생겼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것을 이용하여 마침내 한 쪽에는 갈고리가 있고, 다른 쪽에는 실로 된 작은 고리가 있는 벨크로 테이프를 만들었다.

또한 일본의 '후쿠다 미쓰오'는 2006년 모기에서 영감을 얻은 무통주사기를 발명하였다. 모기의 바늘처럼 끝부분을 톱니처럼 만들고 피부가 접하는 면적을 작게하여 통증 완화할 수 있게 고안 하였다.

모기가 인간의 피부에 바늘을 찌르는 모습
모기가 인간의 피부에 바늘을 찌르는 모습

극도로 가는 형태로 만들어야 했기에 휘어질 경우를 대비해 금속이 아닌 인체 내에서 용해될 수 있는 재료인 옥수수 전분을 젖산 발효시킨 수지 바늘을 사용하여 신체에 남아 있는 경우에도 분해/흡수되며 폐기 시 땅에 묻거나 소각해도 환경에 무해하다. 직경은 0.1~0.2mm으로 가장 가는 주사바늘 굵기의 절반에 해당하고 프로토타입은 참깨의 끝부분보다 가늘며, 현재는 당뇨병 환자들의 채혈침 등 주사를 자주 맞는 환자들에게 사용 중이다.

그 외에도 일본의 고속열차 신칸센, 전신수영복, 낙하산 등 생체모방기술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oncept
메르세데스-벤츠의 Concept 'Bionic'

◆ 바이오닉 디자인 기술 동향

한국의 경우 자동차에 적용한 사례는 없으나, 최근 지하자원 탐사를 위해 두더지의 생물학적 구조와 굴착 습성을 모방한 '몰봇(Mole-Bot)' 개발되었다. 지하 내에서도 360도 회전, 3차원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기존에 비해 굴진 속도는 3배, 방향각도 6배 이상 성능 향상되었고, 위험지역 탐사나 우주 행성 토양 채취 및 탐사 등 다양한 활용 분야 존재한다.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산업 현장에서 이동하기 힘든 좁은 공간과 계단 등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유연한 관절의 움직임을 활용하여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사각지대까지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AI 유닛을 연동시킴으로써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의 자율성과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자동차 기업 중 '메르세데스-벤츠'가 바이오닉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05년 컨셉트 'Bionic'을 시작으로 2020, 2021년 꾸준히 생체모방기술을 활용중이다.Concept 'Bionic' 은 거북복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제작, 일반 차량에 비해 질소 산화물 배출량이 낮다는 특징(약 80%저감)이다.

출시 당시 역대 최저 수준의 공기저항계수(0.19Cd), 낮은 항력계수를 바탕으로 연비향상 및 소음감소하였고, EV에 비해 거주 공간이 넓고 높은 연비와 낮은 배기가스 배출량, 가벼운 무게가 장점이다. 기능적인 면과 디자인 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생체모방공학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