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태풍 피해액 '2천억원→2조원', 반나절만에 왜?

입력 2022-09-08 16:15:23 수정 2022-09-08 20:48:56

포스코 등 기업체 피해액 뒤늦게 집계되며 눈덩이
조업중단 피해만 산출…포항제철소 재가동 비용 산정하며 2배 이상 급증할 듯

7일 밤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포스코 모습. 태풍
7일 밤 경북 포항시 남구 송도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포스코 모습. 태풍 '힌남노'로 인해 화재가 발생해 모든 고로가 운영이 중단되자, 조업불빛과 경관조명이 꺼져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 포항시가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액을 7일 오전까지 2천억원가량으로 산정했으나 오후 7시쯤 갑자기 2조원으로 훌쩍 상향했다. 오전 발표까지 공공시설 및 개인시설에 대한 피해가 집계됐을 뿐 포스코 등 산업시설의 피해가 합산되지 못한 탓이다.

8일 이강덕 포항시장은 태풍에 대한 피해현황 및 복구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태풍으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에 비통한 심정으로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유가족 지원과 이재민 구호에 소홀함이 없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또한 철저한 피해조사 및 신속한 시설물 복구와 함께 항구적인 풍수해 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힌남노로 1일 최대 541㎜, 시간당 최대 116.5㎜의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20년 이내 최대 강우량을 기록한 수치이다.

이로 인해 포항지역에는 사망 9명·실종 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현재 322명의 이재민이 77개 대피시설에 대피 중이다.

또한 8일 현재까지 도로 파손 및 하천 유실, 산사태 등 공공시설 피해 1천841건과 주택 8천500건·상가 3천550건 등 사유시설 피해 1만2천188건·농업피해 1천950㏊ 등 약 2천억원의 피해가 잠정 집계됐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포항철강공단 기업의 피해가 뒤늦게 보고되며 피해액은 크게 뛰었다. 포스코 등은 중앙재난대책본부 등에 먼저 피해액을 보고한 뒤 포항시에도 관련 내용을 함께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지역 기업 279곳 중 100개사가 침수로 조업 중단 등의 피해를 입어 1조8천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재가동 비용 및 협력사 등에 대한 파급 효과까지 감안하면 이 피해액은 최소 2배 이상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복구를 위해 포항시는 피해자 지원 및 이재민 구호와 별도로 철저한 피해조사 및 신속한 시설물 복구 추진, 항구적인 풍수해 피해 방지를 위한 기반시설의 조성 등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대책으로 ▷국가하천인 형산강 오염토 준설·처리로 집중호우 예방 ▷철강공단 및 오천지역 호우 피해 예방을 위한 항사댐 건설 ▷냉천·칠성천·대화천 등 지방하천 재해예방 정비사업 국가 지원 ▷침수된 창포 빗물펌프장 증설 및 새로운 재난기준에 맞는 침수예방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현장지원반을 운영해 집중 피해 지역 주민들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주거안정, 구호물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이뤄짐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재난지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하고 특별교부세가 추가 지원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동원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포항시민을 향한 호소문을 발표하며 "인명 피해를 입은 시민들과 이재민들에 상심과 불편을 끼친 데 거듭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모든 노력을 다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자원봉사자와 군 장병, 공무원 등 피해복구를 위해 큰 힘을 보태주신 분들께도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딛고 더 안전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