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업인!] <9>한삼화 삼한C1 대표 ‘44년 황토벽돌 인생’

입력 2022-09-14 14:00:36 수정 2022-09-14 20:00:30

건축용·보도용 황토벽돌 생산하는 대구 기업, 예천공장서 연간 1억장 생산
명동성당, 계산성당 등 전국 어디서나 삼한C1 황토벽돌 만날 수 있어
“흙은 모든 생명의 근원, 사람에게 이로운 것 생산한다는 자부심”

한삼화 삼한C1 회장은 6남매를 홀로 키우신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라고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한삼화 삼한C1 회장은 6남매를 홀로 키우신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라고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흙은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지구의 모든 사람은 흙에서 생육한 것을 먹으며 살다가 생명을 다하면 흙으로 돌아갑니다."

한삼화 삼한C1 대표는 '사람에게 이로운 것을 생산·보급한다'는 자부심과 원칙을 시종일관 강조했다. 한평생 황토벽돌의 품질과 기능 향상에 몰두해 온 고집이 엿보였다.

한 대표가 지난 1978년 설립한 삼한C1은 건축용 황토벽돌, 보도벽돌 등을 만드는 대구의 황토벽돌 제조 전문업체다. 450억원을 투자한 예천공장에서 하루 30만장, 연간 1억장의 벽돌을 생산한다.

▷대구스타디움 ▷계명대 ▷대구 계산성당 ▷부산 해월정 달맞이길 ▷울산 종합체육관 ▷경주 대릉원 등의 보도벽돌과 ▷서울 서소문 성지역사박물관 ▷서울 명동성당 ▷천주교 대전교구청 ▷대구 범어대성당 ▷천안 독립기념관 ▷대전대 ▷목원대 ▷연세대 송도캠퍼스 등 전국 어디에서나 삼한C1의 황토벽돌을 만나볼 수 있다.

삼한C1 대구 본사에서 한 대표를 만나 그간의 '벽돌인생'을 들었다.

-벽돌사업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인가?

▶우연한 계기였다. 젊은 시절 군에서 제대하고 제약회사에 입사해 일했다. 일하다 알게 된 한 약사가 타일과 벽돌을 수입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는데, 본인은 본업이 바쁘니 내게 일을 추천했다. 나름대로 시장조사를 해보니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덕분에 흙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흙벽돌 사업은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렇게 황토벽돌 유통업을 시작해 지금의 제조업까지 왔다. 좋은 말로 운명이었다.

-전국의 유명한 거리나 건축물에 삼한C1의 제품이 많이 쓰였다고 들었다.

▶앞서 언급한 거리나 건축물 외에도 서울 올림픽공원, 인천 송도신도시, 안동 문화예술의전당, 대구수목원, 덕수궁 돌담길 등 전국의 수많은 거리와 건축물에 삼한의 벽돌이 자리를 잡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러시아 등 해외에도 벽돌을 수출한다. 특히 대만은 벽돌 수요가 높지만 좋은 품질의 벽돌을 만들지 못해 주요 수출국이 되고 있다.

-공장이나 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천공장에 450억원을 투자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모두 미쳤다고 했다. 그런데 황토벽돌은 사람이 사는 한 영원히 존재하는 재료이고, 지구상의 어떤 건축자재와 비교해도 황토벽돌처럼 인체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인 재료는 없다. 앞으로의 사업에도 확신이 있기 때문에 과감히 투자한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많은 건축자재가 개발됐는데 여전히 황토벽돌 건축물이 쓰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 그만큼 기술력에도 자신이 있다.

-외국을 보면 우리나라보다 황토벽돌 건축물이 많은 것 같다.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등 유럽 전역에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황토벽돌을 쓴다. 뉴욕 맨해튼의 대규모 아파트촌은 대부분 황토벽돌 건물이고 30층이 넘는 고층 빌딩도 황토벽돌인 경우가 많다. 이유가 있다. 벽돌은 단열효과가 뛰어나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실내온도를 유지해 준다. 건조하면 수분을 내놓고 습하면 빨아들여 습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며 낮은 비용으로 건물을 많이 지어야 했기에 콘크리트 건물이 많은데, 앞으로는 황토벽돌 건물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본다.

-삼한C1 벽돌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나?

▶품질이다. 좋은 벽돌은 일정한 규격과 강도, 색상, 흡수율 등이 중요하다. 삼한C1은 이런 품질 기준치를 훨씬 상향해 황토벽돌을 생산한다. 특히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100% 흙의 배합과 불의 조화로 세계 최고의 친환경 황토벽돌을 만든다. 이렇게 생산된 황토벽돌은 모든 생명체에 해가 전무하고 사람에게 많은 이득을 준다. 단열, 천연습도조절, 항균, 각종 악취와 CO2 흡착·분해, 원적외선 방출 등이 그렇다. 또한 건축용 벽돌은 500년, 보도벽돌은 100년 이상의 오랜 내구성을 가지며 유지관리 보수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렇게 형성된 품질을 바탕으로 삼한C1의 국내외 입지는 질적으로나 규모적으로나 절대적이다. 앞으로도 더욱 투자를 확대해 최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기술력 향상과 품질 고급화에 전념할 계획이다.

한삼화 삼한C1 회장은 6남매를 홀로 키우신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라고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한삼화 삼한C1 회장은 6남매를 홀로 키우신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라고 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최근에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벽돌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액화천연가스(LNG) 대금으로 지난해 1월 기준 월 1억4천500만원을 썼는데, 지속적으로 단가가 상승해 올해 8월에는 월 3억5천700만원을 지출했다. LNG 비용이 약 2.5배 상승한 것이다. 치솟은 에너지 가격을 판매가에는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크다.

-지금까지 위기가 수없이 있었을 텐데 계속해서 사업을 해나가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다. 경북 고령에서 자란 어린 시절 집이 굉장히 가난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가난 속에서 6남매를 양육하고 지극 정성으로 제사를 모셨다. 물 한 접시만 떠놓고 자식들 잘되라며 기도하시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사람은 정직해야 하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사업을 하면서도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어머니가 겪은 삶보다 힘들겠냐는 마음으로 버텼다. 덕분에 삼한C1이 지금까지 왔고 낙후된 우리나라 황토벽돌 산업을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방법이나 취미는 무엇인가?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회피하지 않고 일에 더욱 집중해 돌파하는 스타일이다.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집념이 매우 큰 것 같다. 취미는 사진을 좋아한다. 사진작가협회에 등록된 정식 회원이고, 개인 사진집도 펴냈다.

-기업인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있어야 지역과 나라, 국민이 잘 살 수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통해 국가의 재정이 쌓이고 복지나 인프라 등 사회 각 분야에 투자해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기업인이 사회로부터 존경받는가를 생각하면 답은 '아니오'다. 기업인이 존경받고 존중받으려면 더욱 정직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리고 뛰어난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아무리 중요한 기업가치가 있어도 경쟁력이 없으면 미래가 없다. 그렇게 고용도 창출하고 사회기여도 할 때 비로소 기업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기본과 원칙에 입각해 나아가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 여기서 기본과 원칙이란 성실함, 품질을 지키려는 노력 등이다. 삼한C1의 임직원은 모두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일을 통해서 만든다는 자부심과 목표가 있다. 그래서 큰일이든 작은일이든 항상 기본과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단순히 벽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온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황토벽돌을 생산·공급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사업을 해나갈 것이다. 더욱 많은 가정과 건축물에 삼한C1의 황토벽돌을 보급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가업승계를 통한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대를 이어 벽돌을 해나가기를 희망한다. 사람한테 해가 되지 않으면서 이로움을 주는 황토벽돌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양산업이 아닌 성장산업으로 커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