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이동해라" 방송한 관리소장에 거론된 '책임론'…"미안하다" 괴로움 토로

입력 2022-09-07 11: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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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까지 걸린 시간 약 8분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건과 관련해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YTN 보도 캡처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건과 관련해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YTN 보도 캡처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해둔 차를 옮기려다 갑자기 차오른 빗물로 7명이 숨진 가운데 "차를 이동하라"고 안내 방송한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이 "미안하다"며 괴로운 심정을 전했다.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 A씨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안내 방송이 인명피해를 야기했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서 "더는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다"며 중압감을 토로했다.

A씨는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당시 주변 상황 점검차 순찰을 나섰다고 했다. A씨는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자 "지하주차장에 물이 찰 수 있으니 차량을 지상으로 옮겨달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하주차장 차량 이동) 방송할 때는 괜찮았다. 지하주차장이 배수펌프도 잘 돼 있고 모래사장도 잘 돼 있고 하기에, 지하주차장이 침수될 위험이 없기 때문에 제가 방송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천이 넘치며 삽시간에 엄청난 양의 물이 들이닥쳤다. 지하주차장이 완전히 잠기는 데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빗물이 유입되는 상황이라 판단해서 안내방송을 했는데, 인근 하천이 넘쳐서 급격히 물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에 대해 기록적 폭우로 하천이 범람해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유입된 것이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당시 CCTV를 보면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완전히 침수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약 8분이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관리 사무소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같은 참사가 발생한 게 아니냐"며 관리 사무소장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러나 다수 주민은 "관리사무소 측은 태풍 상황에서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려 최선을 다했다"며 "안내 방송은 주민 재산 피해를 막으려는 시도였을 뿐 사고가 일어나라고 내보낸 것이 아니다. 관리사무소 측에 대한 책임 제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러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잇따라 접수됐다.

이들은 이날(6일) "(태풍이 오고 있으니) 지하주차장 내 차를 이동하라"는 아파트 안내 방송을 듣고 집을 나선 뒤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생존자 2명과 사망자 7명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