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서 중앙파출소 의경 복무 당시 동고동락
직장생활 32년 마치고 나니, 문득 그리운 그 시절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습니다. 문득 그리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뭘 하는지…."
약 40년 전인 1983년, 경산경찰서 중앙파출소에 의무경찰로 군(軍)생활을 했다. 당시 의경들은 주로 교통, 유치장, TG(톨게이트), 행정, 파출소 등 경찰서의 여러 분야에 보조업무를 담당했다. 다행으로 단체생활이 아닌 4명 소규모로 근무하는 파출소에서만 3년 근무를 무사히 마쳤다. 대학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늦은 나이에 의경 지원해 논산훈련소와 영천 3사관 내 경찰위탁 교육을 거쳐 경산경찰서로 발령받았지만, 단체인 내무생활을 하지 않고 바로 중앙파출소에서만 근무하다 제대했다.
파출소에서 근무는 2인1조로 돌아가면서 방범, 교통은 물론 경찰관과 조를 맞추어 신고 출동, 교통사고 처리, 순찰 등 보조업무를 했다. 숙소는 파출소 2층에서 생활하고 식사는 인근 식당을 활용했는데, 그 때 3년 동안 같이 동고동락한 장무길 선임과 그 외 박석근, 양동석, 박성호 등 선임. 후배들은 6개월 또는 1년씩 근무하다 다른 사람과 교체됐다.
4명이 근무하지만 2조로 나누어서 근무하다 보니, 사실상 2명이 같이 붙어 생활하여 선임과 후임의 서열 관계가 아닌 동료로서 친근해질 수밖에 없었다. 중앙파출소 삼총사들은 군 생활이 아닌 동료와 같이 뒹굴며 재미나게 가장 오랜 기간 생활했던 사람들이었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엇을 하며 과거 그 때를 기억하며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삼총사 친구들아!!! 혹시 이 글을 보고 나면 연락주세요. 신문사로 전화해서, 이상일 연락처 가르쳐달라고 해!"
파출소 3년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온갖 인간군상의 모습을 다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걸인에서부터 시장님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접할 기회와 그들의 삶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특히 많은 민원과 고소·고발 사건에서 완벽한 해결과 절대적 선은 없고, 신이 아닌 이상 서로의 주장과 관점이 다르기에 공평한 판단과 진정한 진실은 알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지금은 없어진 경산시외버스터미널 앞 중앙파출소는 현재 옷 가게로 바뀌었고, 파출소와 거의 붙었던 동광외과는 벌써 없어지고 다른 업종으로 변경됐다. 이웃집 간호사 3명과 옆집 의경 총각 3명. 서로에게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았던 추억의 장소는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지금도 가끔 그곳을 지나면 빙그레 그때의 추억이 회상하여 보곤 한다.
그렇게 3년 동안 파출소 생활을 마치고 다시 복학해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생활 32년을 마칠 때인 예순이 되자 문득 과거를 되돌아 볼 때가 되었나 보다. 옛말에 '젊은이는 앞을 보고 살고, 늙은이는 뒤를 돌아다보며 산다'고 했다. 또한 젊었을 때는 사랑하기 위해 살지만, 늙어서는 살기 위해 사랑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 뒤돌아보고 살기 위해 사랑해야 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문득 가장 추억이 많았던 의경 군 생활 시 삼총사(이상일.장무길.양동석)가 제일 많이 떠오른다.
언제 조금 더 세월이 지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하게 과거의 추억을 먹고 살 때쯤 다시 한번 만나, 그 때를 추억하며 소주를 앞에 놓고 밤새워 이야기하고 싶구려. 생각만해도 한창 피 끓는 청년기에 몸은 고단했지만 재미난 추억의 에피소드가 많았던 의경 군 생활. 그립고 그때 동고동락한 삼총사 다시 한번 보고 싶구려!!
"40년이면 한 세대가 지나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이야! 이 코너를 통해 뜨거운 재회를 함 하자. 보고 싶다. 무길아~~~~, 동석아~~~~."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매일신문이 함께 나눕니다. '그립습니다'에 유명을 달리하신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그 밖의 친한 사람들과 있었던 추억들과 그리움, 슬픔을 함께 나누실 분들은 아래를 참고해 전하시면 됩니다.
▷분량 : 200자 원고지 8매,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 1~2장
▷문의 전화: 053-251-1580
▷사연 신청 방법
1. http://a.imaeil.com/ev3/Thememory/longletter.html 혹은 매일신문 홈페이지 '매일신문 추모관' 배너 클릭 후 '추모관 신청서' 링크 클릭
2. 이메일 missyou@imaeil.com
3. 카카오톡 플러스채널 '매일신문 그립습니다' 검색 후 사연 올림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