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출신 트로트 가수 레오 "신곡이 나갈 때쯤 전쟁 끝났으면…"

입력 2022-08-02 15:33:21 수정 2022-08-02 19:03:58

4일 대구 탑 밴드 콘테스트 참가…반전 메시지 'No War' 선보여
아버지·형 가족 우크라이나에…현지 소식에 귀 기울이며 긴장

2일 대구를 찾은 우크라이나 출신 트로트 가수 레오. 이화섭 기자.
2일 대구를 찾은 우크라이나 출신 트로트 가수 레오. 이화섭 기자.

"이 시대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전쟁이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한국에서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레오'(본명 레오니드 두켈스키)가 4일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대구 탑 밴드 콘테스트'에 참가한다. 현재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받고 있는 자신의 고국 우크라이나를 위로하고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뜻을 담은 신곡 'No War'(노 워)로 콘테스트에 참가하는 레오 씨를 2일 만났다.

2003년 댄서로 일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레오 씨는 한국이 마음에 들어 2019년 귀화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댄서로 처음 일했던 인천 월미도 유람선에서 들었던 트로트에 마음을 뺏긴 레오 씨는 2020년 '오빠라고 불러봐'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트로트 가수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KBS 1TV '이웃집 찰스'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과 무대를 통해 얼굴을 알리고 있다. 레오 씨는 "대구 또한 행사 때문에 자주 내려오는 친숙한 도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에 휩싸인 고국 우크라이나 이야기에 레오 씨는 마음이 무겁다. 우크라이나에 아버지와 형의 가족이 남아 있고, 아직 전투가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가족들이 사는 도시 인근에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이 진행되기도 해 완전히 안전한 상태는 아니다. 우크라이나에 있던 레오 씨의 지인들도 하나둘씩 다른 나라로 피난길을 떠난 상태다. 레오 씨는 "다행히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되는 상태지만 언제 위험해질지 모른다"며 "우크라이나 소식에 항상 귀 기울이며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로트 가수 레오가 지난 6월 발표한
트로트 가수 레오가 지난 6월 발표한 'No War''의 커버사진. 프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서 지난 6월 발표한 신곡 'No War'는 트로트가 아닌 록 사운드로 만들어졌다. 레오 씨는 "무엇 때문에 일어난 건지 알 수 없는 이 전쟁이 너무 싫고, 우크라이나처럼 평화로운 나라를 왜 건드리는지 알 수 없다"며 "신곡 'No War'는 이러한 심정과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레오 씨는 매주 일요일 서울의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한국 내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여는 전쟁 반대 집회에도 참여해 전쟁의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신나는 트로트를 불러 관객과 흥을 나눠야 할 때도 고국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무거워진다"는 레오 씨는 전쟁 반대 메시지를 대구 시민들에게도 확실하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레오 씨는 "콘테스트 이후 올해 하반기에 트로트 신곡 발표와 TV 트로트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계속 활동할 예정"이라며 "신곡이 나올 때쯤에는 전쟁이 끝나 편한 마음으로 관객과 흥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