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연구원 제12대 원장에 유철균 전 교수

입력 2022-07-28 15:12:57 수정 2022-07-28 20:24:46

베스트셀러 '영원한 제국' 저자(필명 이인화)…디지털 스토리텔링 전문성 보유
일각에선 '국정농단 개입' 들어 "정유라 불출석에도 합격점, 임명철회" 반발도

제12대 대구경북연구원 원장에 임명된 유철균 전 교수. 경북도 제공
제12대 대구경북연구원 원장에 임명된 유철균 전 교수. 경북도 제공

유철균 전 교수가 제12대 대구경북연구원 원장에 임명됐다.

경북도는 유 전 교수를 내달 1일자로 신임 원장직에 임명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유 신임 원장은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2세에 필명 '이인화'로 조선시대 정조 독살설 모티브의 소설 '영원한 제국'을 써 100만여 권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서울대 박사학위를 받기도 전인 1995년 이화여대의 국어국문학과 전임강사로 초빙돼 강의했다.

2003년엔 "문학의 미래는 게임에 있다"며 디지털 스토리텔링 학회를 창립하고, 2005년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구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학과장까지 지냈다. 2010년대 들어서는 모바일 게임 및 디지털 스토리텔링 저작도구를 개발하고, 인공지능 스토리 자동생성 프로그램 등을 연구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원장 추천과정에는 인문학 기반의 원장을 선임해 지역의 싱크탱크인 대구경북연구원이 융합적 연구와 파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대구경북연구원 원장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원회)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디지털과 인문학적 역량을 고루 갖춘 혁신형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며 "역사와 문학에 대한 식견은 물론, 디지털 시대 스토리텔링에도 역량을 겸비한 디지털 인문·사회학자인 유 교수가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유 신임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어느 한 분야에 매몰되지 않는, 통합·연결의 시대"라며 "대구경북연구원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융합시대를 앞서가고 지방시대에 걸맞은 대안 제시로 대구·경북의 위상을 되찾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CEO를 영입해 성공시대를 열었다"며 "대구경북연구원도 대한민국을 바꿀 파괴적인 정책대안들로 지방성공시대를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취임을 두고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내놓는다.

유 신임 원장이 교수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 등을 준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는 이유다.

그는 앞서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시절 정 씨가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쳤는데도 합격 학점을 주고,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감사와 수사에 대비해 조교들에게 기말시험 답안지와 성적 엑셀 파일을 위·변조하게 했다는 등 혐의를 받아 기소됐다.

이에 2018년 5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확정받았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전날 성명을 내고 "유 교수에 대한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임명을 철회하라"고 경북도와 대구시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