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납 못 할 ‘운동권 특혜 세습법’ 재추진

더불어민주당이 '민주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우원식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의에 맞서 싸우다 희생당한 분들을 '민주유공자'로서 제도적·법적으로 예우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며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이 법은 2020년 우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나 '운동권 셀프 특혜 세습법'이란 여론의 역풍에 추진이 중단됐다. 2021년에도 설훈 의원이 유사한 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역시 같은 비판을 받고 철회했다.

민주당이 재추진하려는 법안은 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정무위에 계류 중이다. 비난 여론에도 철회하지 않고 그대로 둔 것이다. 민주당은 이를 재추진하겠다고 한다. 2020년 추진 중단은 재추진을 노린 여론 눈치 보기였던 것이다.

이 법은 민주화 운동 관련 사망·행방불명·상이를 입은 유공자와 그 가족에 대한 중·고교와 대학 수업료 전액 국가 부담, 대학 입학·편입학의 '국가유공자' 별도 전형, 정부·공공기관·기업 취업 시 최대 10% 가산점 부여, 국가·지자체 의료기관에서 무료 치료, 생활·사업·주택 구입 자금 장기 저리 대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지원 내용이 너무나 파격적인 특혜여서 "586 운동권을 위한 현대판 음서제(蔭敍制)" "헌법이 금지하는 특수 계급을 만들려는 것"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민주화 운동을 한 모든 분들에 대한 셀프 보상법은 아니다"며 "법 적용 대상은 모두 829명"이라고 한다. 특혜 지원 대상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예산정책처의 비용 추계에 따르면 이 법의 수혜자는 2021년에만 3천753명이고 2025년에는 3천792명이다.

한국 민주화는 운동권만의 공적이 아니다. 국민 전체가 쟁취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국민 모두의 공적을 가로채 소수의 운동권에 몰아줘 대를 이어 단물을 빨게 하려 한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