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이어 강원에서 청년당원들과 만나, 긴 호흡으로 정치적 미래 준비하려는 움직임 보여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중징계결정 이후 와신상담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활동을 재개했다. 반격보다는 지지 세력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중이다. 당장의 명예회복보다는 긴 호흡으로 정치적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을 방문해 명동의 한 닭갈비 식당에서 청년 당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눈 후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표는 김 지사와의 회동에서 현재 당 상황이나 당 윤리위의 징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다만 두 사람은 각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만남의 소회를 전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기간 중에 입에 담았던 강원도와 춘천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지켜가겠다"며 "강원도의 교통은 더 좋아져야 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은 더 발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김 지사는 "제가 전에 단식농성할 때 이불을 선물 받은 보답으로 강원도 홍삼액을 선물했다. 근데 워낙 씩씩하셔서 홍삼액은 제가 더 필요해 보였다. 인생 뭐 있나요? 이렇게 사는 것"이라고 이 대표를 응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7일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당원들과 정치와 정당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윤리위원회를 상대로 재심을 청구하거나 법원에 징계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하는 대신 전국을 돌면서 젊은 당원들을 결집하자 긴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하고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출범한 지 두 발 밖에 안 된 정부의 현직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상대하기 버겁다고 판단하고 미래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자산인 젊은 당원들을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과 강대강으로 출동하기보다는 여론전을 펼치면서 장기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는 당 일각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자신과 김성태·염동열 전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에 대해 "그들이 한 판단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잘 해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SNS를 통해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