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술자리 동석한 A씨 동료에게 들었다"며 마약 투약 의혹 제기
서울 강남 유흥주점에서 손님이 건넨 술을 마신 여성 종업원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손님 여러 명이 마약 추정 물질을 술에 몰래 타 숨진 여성에게 마시게 했다는 유족의 주장이 나왔다.
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숨진 여성 종업원 A씨의 어머니는 당시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여성 종업원 B씨로부터 들었다며 "딸이 화장실에 간 사이 (손님들이) '술 게임을 해서 (딸에게) 집중적으로 먹이자'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A씨 어머니에 따르면 사건 당시인 5일 오전 5~7시 유흥주점에서 손님 4명(남성 3명과 여성 1명)과 숨진 A씨와 동료 B씨 등 6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술자리가 끝난 뒤 A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 20분 자신의 집에서 사망했다.
손님 일행 중 20대 남성 C씨는 주점에서 700m가량 떨어진 공원 부근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차량에선 2천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 추정 물질이 발견됐다.
유족은 B씨의 말을 근거로 "(A씨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손님 중 한 명이 A씨 술잔에 흰색 가루를 탔다"고 주장했다.
당시 B씨가 "그게 뭐냐"고 묻자, 다른 손님이 "아이스(필로폰을 뜻하는 은어)"라고 답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B씨는 A씨 어머니에게 "손님들이 계속 흰 가루를 술에 타서 마시는 걸 봤다. 저걸 절대 마시면 안 된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끝까지 잔에 뭐가 들어가는지 철저히 확인했다"고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술자리가 끝난 직후부터 침이 흐르고 오한이 와 몸에 이상을 느껴 주점 측에 "몸을 가눌 수가 없다" "나중에 신고하겠다" 등 항의했지만, 주점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국 A씨 여동생이 A씨로부터 "술 마시는 게임을 했는데 손님이 준 술맛이 평소와 달랐고 몸이 이상하다"는 전화를 받은 후 경찰에 신고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마약류 시약 검사를 권했지만 A씨가 완강히 거부해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경찰관과 구급대가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로 (병원을) 데려가거나 마약류 검사를 하면 처벌될 수 있다"며 "고인의 사망은 안타깝지만 당사자가 극구 거부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손님들이 종업원 술에 몰래 마약을 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일 해당 업소에서 숨진 두 사람을 포함한 6명은 함께 술을 마시는 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행 중 한 명은 경찰 조사에서 'C씨가 자신의 술잔에 마약 추정 물질을 넣어서 마시는 것 같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 술잔에도 같은 물질을 넣었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술자리에 동석했던 나머지 손님 3명을 상대로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