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 사는 남자’ 14년 전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버킷리스트 “겨울 바이칼호에서 아이스 휠체어 다이빙”
"휠체어를 탄 채로 수중 다이빙을 즐깁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죽었다 사는 남자'. 이번 인터뷰이는 인간승리, 감동의 도전자 도현욱(52) 씨(세계수중연맹(CMAS) 트레이너). 전국 최초로 장애인 스킨스쿠버 캠프 1기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현재 2기를 모집중이다. '이게 가능합니까'라는 댓바람 질문에 "일반인 스킨스쿠버도 장비 때문에 힘든데, 휠체어를 타고 물 속에 들어간다는 것이 두 배 이상 힘들죠. 그래도 물 속에 들어가면 더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고, 몇 배의 즐거움이 있죠"라고 답했다.
캠프 1기에는 6명의 장애인이 함께 했다. 이들은 어느 정도의 신체능력을 테스트 받은 후 하고자 하는 불타는 의지로 참여했다. 도 씨는 "참 힘든 일이죠. 그래도 장애는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라며 "이론교육이 끝나고 바다로 실습을 나가면, 힘든 만큼 보람도 크다"고 밝혔다. 스킨스쿠버 캠프 교육은 이론 뿐 아니라 입수용 휠체어와 안대를 활용해 다이빙 풀 입수, 바다 다이빙 장애 유형별로 실습이 세분화돼 있다.
휠체어 다이빙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셋째도 안전이다. 이 때문에 안전장비를 비롯해 어시스턴트들이 늘 함께 한다. 더불어 수심 18m 이상의 위험한 곳에는 내려가지 않는다. 캠프 1기 참가자들은 "장비이동을 비롯해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물 속에 들어가면 오히려 육지에서보다 더 큰 신체의 자유를 느낄 수 있다. 물 속이 주는 편안함은 체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누가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 했던가. 도 씨의 삶이 바로 그렇다. 그는 14년 전 제주도 관탈도 인근 해상에서 좌초된 해양정을 인양하다 수심 80m지점에서 호흡곤란 상태에서 초인적인 힘으로 수면 위까지 올라왔다. 간신히 살기는 했지만 당시 한쪽 팔만 까딱할 뿐 전신이 마비된 상태였지만, 이후 힘든 재활과정을 통해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해 이제는 상반신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그는 스스로에게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고, 또 이렇게 활동하는 것도 축복"이라고 말했다.
도 씨의 도전은 끝이 없다. 10년 전에는 휠체어 자전거로 인천 서해갑문에서 출발해 9일 동안 달려서 부산 낙동강 하구둑 국토종주 인증센터까지 702km 국토종단 자전거길을 완주하기도 했다. '뭘 또 도전할 게 남았냐'는 질문에는 "혹독한 겨울에 세계 최대의 호수 바이칼호에서 '아이스 다이빙'을 꼭 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고, 또 이렇게 활동하는 것도 축복"이라고 스스로를 격려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즉흥 삼행시를 요청하자, '▷도=도전이다 ▷현=현재도 미래도 ▷욱=욱아~~~. 파이팅!'이라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계속 부딪치고 극복할 것을 다짐했다. 도 씨는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온 후에 삶의 작은 부분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산다. 특히 그는 인터뷰 말미에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내 곁을 지켜준 아내(나순옥)와 사랑하는 딸(도혜민)과 아들(도승현)에게 영상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휠체어 다이빙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초보 단계이지만 이미 선진국에는 교육과정도 체계화되어 있고, 많이들 즐기고 있다. 도 씨는 "위험하고 힘들 것이라는 선입견을 극복하고,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탄 채로 수중의 자유로움을 만끽 했으면 좋겠다"며 "대구에서 출발한 장애인 스킨스쿠버 캠프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장애인체육회 지원으로 운영되는 '도현욱과 함께 하는 장애인 스킨스쿠버 캠프'는 1기를 무사히 마치고, 2기 캠프 지원자도 모집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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