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 대표적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주요 정치적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가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권력 분화' 내지는 주도권 다툼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장제원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공조설'과 엮어 해석하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할 때 약속받은 최고위원 두 자리 중 하나에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선배인 정점식 의원을 추천했는데, 차기 당권 주자로서 친윤 의원 그룹을 향해 협력 제스처를 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안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거치면서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았던 장제원 의원과 원만한 관계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정 의원은 앞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당을 통해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내 기반이 약한 안 의원이 다음 당 대표 도전을 위해 당내 입김도 강하고 조직력이 좋은 친윤과 손을 잡아야겠다는 생각 아니겠느냐"며 "장 의원도 실세라고 불리면서도 공식적으로 맡은 자리는 없으니 세를 불리는 형태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윤핵관 중 한 명인 권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고위원 정수 변경이 과도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정점식 비토론'에 힘을 실으면서 권 원내대표가 장 의원과 갈라서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가 이에 앞서서는 장 의원이 주도한 '민들레'(민심을 들어볼래)라는 의원 모임에 제동을 걸었던 것도 이러한 분석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당시부터 이미 '윤핵관 대 윤핵관' '친윤 내전' 등의 뒷말이 나왔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와 당내 최다선이자 역시 윤핵관 중 한 명인 정진석 의원 간 '석-석 갈등' 때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 '대표 임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못하다'는 말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느냐"며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의 갈라서기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합당에 따른 통합 지도부 구성을 두고 이 대표와 안 의원 간에 벌어지고 있는 공개 신경전에 대해서도 '중재자"를 자처했는데, 이는 차기 당권을 노린다고 봐야 할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원내대표 임기가 내년 4월까지다. 권 원내대표가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쥔 당 대표에 출마하려면 이 대표가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쳐야 한다"며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윤풍'(尹風)이 확인된 만큼 권 원내대표로서는 사안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윤핵관 원톱' 이미지를 굳히고서 영향력을 가져가고 싶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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