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김승희 인사 청문회 패싱되나…속 타는 민주당

입력 2022-06-09 17:12:25 수정 2022-06-09 21:10:05

지방선거 후폭풍 강타한 국면을 인사청문회 정국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 멀어져
국민의힘 상대적으로 느긋한 분위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7일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7일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 구성 협상 지연으로 국회 공백상태가 길어지면서 새 정부 초대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후보자 엄호를 준비하고 있는 여당은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면전환' 기회를 놓치고 있어 속이 타들어간다.

정치권에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차지하려는 여야의 힘겨루기가 워낙 첨예해 인사청문회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음이 급한 쪽은 민주당이다. 지방선거 참패와 당 내홍으로 집중된 여론의 시선을 인사청문 대상자들에 대한 의혹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9일에도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을 문제 삼으면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갭투자 및 편법 증여 의혹의 집중 공격했다.

박홍근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박순애 후보자의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음주운전 전력은 입에 올리기도 민망할 지경"이라면서 "김승희 후보자는 막말 논란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데다, 이해충돌·부동산 갭투자·편법 증여 의혹에 정치자금법 위반 정황까지 부적격 사유가 꼬리를 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검증 패싱(인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따져 묻겠다. 국민 검증 없는 장관 임명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으름장에도 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다.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데다 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일정도 잡히지 않아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야가 의장단 선출과 법제사법위원장 배정 중 어느 쪽을 먼저 진행하느냐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어 당분간은 국회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고육지책으로 전반기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전준비를 해 놓고 의장이 선출되면 바로 인사청문회에 투입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지만 실현여부는 불투명하다.

반면 국민의힘은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이 야당을 강타하고 있는 정국을 더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사청문회 개최를 지렛대로 법제사법위원장 탈환을 압박할 수도 있다.

다만 겉으로는 인사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과거 음주운전 논란과 관련 "상임위원회가 구성되고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 눈높이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자칫 문제 있는 후보를 두둔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늦어도 이달 하순까지는 박순애·김승희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수위가 워낙 높고 열쇠를 쥔 민주당이 당권경쟁에만 골몰하고 있어 기한 내 인사청문회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