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한동훈 임명 강행…민주당, 해임 건의 검토

입력 2022-05-17 17:06:49 수정 2022-05-17 21:12:52

김현숙 여가 장관 임명…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조금 더 검토”
여야, 20일 한 총리 인준안 표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야당의 강한 반대 속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을 강행, 정국이 극한 대립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재가했다고 대변인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바로 다음 날 야당의 결사반대에도 한 장관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협치할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한 장관 임명 강행에 더불어민주당은 해임 건의로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영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해임 건의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당 차원에서 국민 의견을 대변해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다 야당이 강력하게 낙마를 요구하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까지 강행할 경우 정국은 훨씬 더 급속도로 냉각될 수 있다. 일단 17일 윤 대통령은 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부는 보류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17일 오전 출근길에 정 후보자 임명 관련 질문에 "계속 검토해 보겠다"고 답해 '임명 강행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일단 국회는 오는 2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달 3일 한 후보자를 지명한지 47일 만에 표결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이날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한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경색된 상황이어서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총리의 경우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한 총리 후보자의 전관예우 등 문제를 지적하며 '부적격' 판정을 내려 둔 상태다.

다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국정 발목 잡기'로 비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무조건 반대할 수만은 없는 복잡한 입장이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찬반 여부를 당론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일단 당내에선 한 법무장관 임명을 계기로 한 총리 후보자 부결 쪽에 무게가 실리는 기류가 감지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며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며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