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개교 54주년 맞은 영남이공대
지난해 저조했던 신입생 등록률 올해 끌어올려
일 병행 학습 프로그램 진행…대학, 기업, 고교생 상생
기업현장과의 연계 강화, 지역발전의 지식거점 역할
지난 13일 개교 54주년 기념식을 연 영남이공대는 반세기 넘게 지역을 대표해왔다. 이제는 '100년 대학'을 목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등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실무형 총장'으로 주목받는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을 만났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총장은 "현재의 위기를 넘어 향후 50년을 이어갈 강한 대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저조했던 영남이공대 신입생 등록률이 올해는 눈에 띄게 반등했다. 어려운 입시환경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요인은?
▶그동안 학생을 대학의 입시구조에 억지로 맞추다 보니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과 모집정원 사이에 미충원이 발생했다. 특히 희망직업군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대규모 학과는 앞으로 충원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했다.
먼저 학과 구조조정을 통해 학과구성과 모집인원을 신입생 충원이 가능한 구조로 바꿨다.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학과는 모집정원을 줄이고,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분야의 학과를 과감하게 신설했다. 앞으로도 작은 규모의 학과나 전공단위의 입시구조를 통해 신입생 충원율을 높일 것이다. 변화를 얼마나 신속하게 하느냐가 입시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입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학과별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최신식 실습실과 복지 시설을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또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SNS로 비전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지원부터 합격까지 꾸준하게 소통한 것이 신입생들의 마음을 얻은 이유다.
-특성화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일 병행 학습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최근에도 이와 관련한 설명회가 열리는 등 관심이 높은데, 그 취지와 의미는?
▶전문대의 입학자원은 상당수가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학생들이다. 이들을 받아줄 기업이 흔치 않아 졸업생의 50% 이상이 대학으로 진학한다. 특히 지역의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학생이 직접 직장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기업도 경쟁력 있는 고졸 취업자를 선발하기가 어렵다. 또 취업하더라도 현장 적응에 어려움을 느껴 퇴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에 우리 대학은 고졸 취업과 진학 등의 고민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스태칩팩코리아 기업에 일 학습 병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동의를 받았다. 대구경북 고등학교 30여 곳과 협약을 맺었다. 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졸 채용과정을 지원하고, 기업은 학생들이 취업과 동시에 전문학사학위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기업은 안정적으로 고졸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지역 고교생에겐 유망한 기업에 취업할 기회가 열린다. 취업과 진학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서 대학은 입학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과 마이스터고·특성화고 학생, 대학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지난해 이들 고교생을 대상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지도 등 취업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와 스태츠칩팩코리아 등에 67명을 취업시켰으며, 올해도 215명의 고교생이 취업에 성공했다.
-지자체와 대학, 산업체를 연계한 직업교육을 추진하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우리 대학은 대구 남구에 있는 유일한 대학이다. 이에 남구청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보통 전문대가 광역권 지방 도시의 정책에 참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을 통해 대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였다. 최근 우리 대학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을 위해 전문대·지자체·지역사회가 협력·상생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지역의 산·관·연 9개 기관이 상호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전문대와 기초지자체가 연계해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나아가 지역 수요 기반의 직업교육과 지역사회 연계·협력 등에도 함께할 예정이다. 지역에 뿌리내릴 '생애 주기 직업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지역사회 발전을 이끄는 평생교육 핵심 기관으로서 교육 수요에 맞춘 직업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제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전문대 정책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향후 영남이공대의 역할과 발전 방향은?
▶최근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 바로 입학하는 전통적인 대학 교육 이외에 성인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직장과 가정, 학교 등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고등교육을 받기 희망하는 산업체 근로자들이나 직장인들에게 시간제 등록이나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공간적 제약을 넘어 평생교육 체제에 부응할 수 있는 사이버 대학 등 다양한 학습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대학과 산업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 주민을 위한 교양과 문화 프로그램, 학교시설 개방 등을 통해 지역발전의 지식거점으로 나아갈 것이다. 전체 학생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직업교육을 책임져야 하며, 일반대와 전문대 간 역할을 조정하는 미래 고등교육 체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지역 산업발전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분야의 무상교육도 현시점에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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