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한 후보 포함시키고 다른 지역 안내하고…어이없는 경선 여론조사

입력 2022-05-02 21:03:44 수정 2022-05-03 09:15:42

국힘 도당공관위 김재욱 결정, 탈락 후보 3인은 부적절 지적
후보 1명 선호도 조사 누락도
청송군수 조사도 비슷한 논란…두 곳 모두 7, 8일 재조사 실시

(왼쪽부터) 김재욱, 곽경호, 서태원, 장재환 順
(왼쪽부터) 김재욱, 곽경호, 서태원, 장재환 順

국민의힘 경북지역 기초자치단체장 공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잇달아 발생, 유권자들의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진행된 칠곡군수 후보 경선에서 김재욱 전 TBC 상무이사가 공천자로 결정됐다고 2일 오후 밝혔다. 하지만 탈락 후보 3명이 곧바로 여론조사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재실시를 요구했고, 공관위는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이달 7~8일 재조사키로 결정했다.

칠곡군수 경선에 참여한 서태원 전 봉화부군수는 4월 30일과 5월 1일 실시된 여론조사가 엉터리로 진행됐다며 경북도당에 관련 녹음파일을 제출했다. 녹음파일에는 이 조사가 칠곡군수 여론조사가 아니라 상주시장 여론조사라고 안내했다.

또 경선 후보도 4명(김재욱 전 상무, 서태원 전 부군수, 곽경호 전 경북도의원, 장재환 전 칠곡군의원)인데 장 전 군의원을 제외한 3명에 대해서만 선호 의사를 물었다. 서 전 부군수는 "해당 여론조사기관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고 경북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며 "이번 여론조사는 엉터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전 도의원과 장 전 군의원 역시 선관위 고발 및 경북경찰청 수사 의뢰 의사를 밝히며 경북도당 공관위의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윤종도·이경기 국민의힘 청송군수 예비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결정했다.윤종도 후보 캠프제공
윤종도·이경기 국민의힘 청송군수 예비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결정했다.윤종도 후보 캠프제공

문제를 일으킨 여론조사회사는 청송군수 경선 일반국민 여론조사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 회사에 의뢰, 지난 1~2일 윤경희·윤종도·전해진 예비후보에 대한 경선 여론조사(자동응답 방식)를 진행했다.

그러나 며칠 전 사퇴한 이경기 예비후보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돼 유권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여론조사 전화를 받은 한 주민은 "사퇴하고 나흘이나 지난 사람을 후보에 올려 여론조사를 진행하면 주민들이 알아서 거르라는 말이냐"며 "주민들을 너무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해 전화를 그냥 끊었다"고 질타했다.

황당한 일은 이뿐이 아니었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윤종도 예비후보의 대표 경력을 '전 경북도의회 의원'이 아니라 '전 충북도의회 의원'이라고 안내한 것이었다. 윤종도 예비후보는 즉각 경북도당에 여론조사 재실시를 요청했고, 경북도당은 오는 7~8일 재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중차대한 경선 여론조사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은 주민들은 "가장 공정해야 할 여론조사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과연 그 결과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경북도당 관계자는 "여론조사회사 두 곳 중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조사회사 측 실수가 맞다"며 "책임당원 투표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일반국민 여론조사에 문제가 생겼음을 인지하고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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