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영길·박주민 서울시장 후보 공천 배제키로…당내 반발

박지현 "당원과 서울시민, 국민 모두 외면한 결정…바로잡겠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 광장에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 어린이를 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키로 했다. 당 결정에 송 전 대표가 "당을 파괴하는 자해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까지 반대하고 나서면서 당 내 적잖은 내홍이 예상된다.

박 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이 결정을 당원과 서울시민,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으로 규정한다"며 "전략공관위의 잘못을 바로잡을 책임은 우리 비대위원회에 있다"며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서울시장 공천을 바로잡겠다"고 적었다.

이어 "민주당의 공동비대위원장으로서 저는 제 할 일을 하겠다"며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선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제가 여러 차례 반대했지만 충북은 선거에 패배한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에 책임있는 분을 공천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에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 당 대표를 탈락시키겠다고 한다"면서 "국민과 당원을 대신해서 전략공관위에 묻고 싶다. 왜 충북과 서울의 잣대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또 "부동산 실패로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노영민 후보자가 송영길 후보자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노 후보자는 공천하고, 송 후보자는 탈락시키겠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충북에서 노 후보를 공천하겠다면 송영길·박주민을 비롯한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모두 경선에 붙여야 하고 부동산 실패와 선거 실패 패배에 책임이 있는 예비후보를 모두 탈락시키겠다면 노 후보도 당연히 탈락시켜야 한다. 이것이 상식적 판단이고 공정한 잣대"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주의 정당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이렇게 의견이 엇갈릴 때는 소수의 지도부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당원과 시민의 집단지성으로 결정하는 것이 민주정당이 선택할 가장 적절한 의사결정 방식이라 배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서울에 공천 신청을 한 예비후보가 모두 참여한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며 "누구든 서울시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민주당 경선에 당당하고 흔쾌히 참여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패배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