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오솔길 일궈 "꿈결 같은 시간"
출애굽기 찍는 마음으로 K-방역 비상 프로젝트
일본 수출규제 후 "승부처 필요…바둑두는 것 기억하라"
청와대가 14일 문재인 정부 5년의 국정운영 기록을 담은 '위대한 국민의 나라'를 펴내며 "넉넉한 평가도 뼈아픈 회초리도 모두 주권자의 마땅한 권리"라며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에게 변명은 가당치 않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어 "역사의 엄밀한 평가를 기다리며 영광스러운 공복의 책임을 마친다"며 "위대한 저력으로 대한민국은 앞으로 당당히 전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자성 부분이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문제를 두고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만한 심판을 받았다"는 발언을 한 점을 거론하며 "이는 공직자 모두의 뼈아픈 성찰"이라고 했다.
이어 "이 분야는 국민께 가장 큰 질책을 받은 분야로, 청년세대는 급등하는 시장을 보며 '영끌 매수'에 나서거나 좌절을 거듭해야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1년 4분기부터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나 그동안의 상승세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며 "뼈아픈 죽비의 시간을 그대로 정리하며, 국민께 거듭 면구스러운 마음을 올린다"고 밝혔다.
임기 중 추진했던 민간등록 임대사업자 특혜 논란을 두고도 "정책의 일관성 부족, 국민 신뢰 훼손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임대차 3법 도입에 대해서는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해 과감하게 제도 도입을 추진한 것"이라면서도 "도입 초기 일부 혼선이 발생했다. 지속해서 보완의 필요성을 검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책에는 최근 정국의 화두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문재인 정부의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소개했다.
우선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검찰은 오랫동안 수사권과 영장 청구권 및 기소권을 모두 보유하며 이를 공정하게 행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이런 요구를 반영해 '국민을 위한 검경수사권 개혁'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검찰개혁 1호 공약이었다"며 "고위공직자 범죄를 척결해 국민의 사법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독립기구"라고 짧게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평화를 향한 치열한 전진'이라는 제목 아래 "(남북미 대화의 순간들은) 꿈결 같은 시간이었다. 매 순간이 긴장의 순간이자 감격의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다만 청와대는 "송구하지만 국민께 짙은 아쉬움을 드리기도 했다"며 "평화의 오솔길을 냈지만 아직 종착지엔 다다르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평화를 위한 전진은 다음 정부의 몫으로 넘겨졌다. 대북정책이 이념과 색깔론 아닌 철저히 평화를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다뤄지기를 간곡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책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정책 일화들이 많이 소개됐다. 우선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이 났을 때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정말 속이 터지고 열불이 나는 거지요. 뉴스를 안 보시던데 현장을 못 보면 뉴스라도 보세요"라고 질타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루 2천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하는 비상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 이를 '홍해 프로젝트'라 명명하겠다"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출애굽의 기적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이런 이름을 지은 것"이라며 "이후 청와대는 마스크 확보 전면전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또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당시 문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여러분 바둑 둘 줄 아십니까. 바둑을 둘 때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라며 "지금은 소재·부품·장비 독립을 이룰 승부처"라는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과 순방을 자주 다닌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인터뷰도 실렸다. 박 전 회장은 잦은 순방 동행에 대해 "대통령이 (기업인을) 끌고다닌다는 표현이 말이 안된다. 지금은 대통령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시대가 아니다. 갈 만 하니까 가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조금 더 권위를 내려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가 문 대통령하고 47번 만났고 13번 순방을 같이 갔다. 문 대통령이 '배려하고 노력하는 분'이자, '진심이 느껴지는 분'이라는 것을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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