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정치적 갈등…공천 밀려날 시 무소속 출마 가능성 있어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다. 장기간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선 채 갈등해왔던 두 사람이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무대로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됐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사업과 대구시 행정 편입 등 굵직한 이슈를 앞두고 있는 경북 군위군수 선거전 이야기다.
한때 여러 후보들이 고개를 들었던 군위군수 선거는 5일 현재 김영만 군수와 김진열 전 군위축협 조합장이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1:1 정면 승부를 벌이는 구도로 좁혀졌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김영만 군수는 통합신공항 이전과 대구 편입 등 굵직한 성과들을 앞세워 일찌감치 3선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군위축협에서 23년 간 6선 조합장을 했던 김진열 전 조합장이 도전장을 낸 구도다.
군위는 인구 2만3천여 명의 작은 농촌이지만, 내부 민심의 정치적 분열 양상은 대도시보다 더 심각하다는 평가다. 통합신공항 이전이라는 정치적 이슈를 두고 군민들이 둘로 쪼개졌고, 지난 2017년에는 주민소환까지 진행하는 등 극한 갈등이 벌어졌던 후유증이 현재도 진행형이다.
결국 이번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구도 역시 이런 정치적 분열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설명이다.
특히 양 측의 갈등이 점차 심화하는 만큼 국민의힘 공천에서 밀려난 쪽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인구가 적은 만큼 지역 조직만 잘 결집한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이 생기는 곳이기 때문이다.
김 군수는 지난 8년 간 이뤄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사업과 대구 편입 등 굵직한 성과를 무기로 여유롭게 3선에 성공하겠다는 태세다.
김 군수는 "지금은 군수 선거보다도 대구 편입 문제가 더 중요하다. 군위 뿐 아니라 대구경북 전체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역량을 군민들께서 충분히 알아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의 반대로 대구 편입 문제가 난항에 빠진 상황에서 신공항을 마무리하려면 반드시 3선이 필요하다는 게 김 군수의 주장이다. 이에 더해 경쟁자인 김 전 조합장 측이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반대 입장에 섰다는 점을 공격 포인트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군수는 "김 전 조합장 측 인사들은 공항을 끝까지 반대했고, 주민소환까지 했는데 제가 협상을 통해 공항과 함께 대구 편입까지 이끌어냈다"면서 "공동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군위 쪽에 유리한 구도로 판을 다 짜놨는데, 만약 김 전 조합장 측에 군정을 맡긴다면 그 판이 흔들리고 신공항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조합장도 이에 질세라 김 군수를 맹비난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김 군수가 재임 기간 지역 내 반대 세력을 '숙청'하는 데만 주력했다는 게 김 전 조합장 측의 주장이다.
김 전 조합장은 "김 군수는 반대 입장에 선 사람들에게 사업 등에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견제해왔고, 결국 주민 간 감정의 골을 너무나 깊게 팠다"며 "불이익을 당한 사람들은 물론, 수혜를 입은 이들조차도 이웃끼리 갈등에 힘들어하는 민심이 있다"고 직격했다.
특히 김 전 조합장은 '먹고 사는 문제'를 강조하며 신공항과 대구 편입 문제에만 집중돼있는 김 군수의 군정과 차별화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조합장은 "공항 문제는 이미 결정됐고, 중앙정부나 대구시, 광역단체의 일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대구 편입 문제도 군이 아닌 정치권에 넘어가있지 않느냐"며 "군민들이 6~7년 간 공항에만 매몰돼 먹고 사는 데 대한 관심을 놓쳤다. 농축산업 지원이나 유통 문제 등 군민들을 부자로 만드는 데 집중하는 군수가 되겠다"고 했다.
한편, 반(反) 김영만 세력의 또 다른 축이었던 장욱 전 군수의 불출마 선언이 두 사람의 양강 구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조합장 측에선 자연스러운 '단일화' 그림으로 보고 장 전 군수의 지지층을 흡수할 것으로 보고있지만, 김 군수 측에선 "장 전 군수가 김 전 조합장 측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지지층 분열을 기대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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