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벤처 CEO] <6> 이영숙 라라리즈 대표

입력 2022-03-23 15:07:04 수정 2022-03-23 18:31:21

젤네일스티커 등 네일·미용 관련 용품 개발…수출도 활발
한국여성벤처협회 대구경북지회장 취임 "부담감이 크지만 열심히 할 것"

이영숙 라라리즈 대표가 자사의 젤네일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중언 기자
이영숙 라라리즈 대표가 자사의 젤네일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신중언 기자

대구 중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라라리즈는 네일·미용 관련 용품을 제조하는 뷰티업체다. 이 회사는 주력 제품인 젤네일, 젤네일스티커, 타투스티커 등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이영숙 라라리즈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네일아트에 큰 관심을 가졌고, 이를 자신의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이달부터 한국여성벤처협회 대구경북지회장 맡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여성벤처협회 대구경북지회를 이끌게 된 소감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회장을 하게 돼서 부담감이 크지만,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협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회원 간의 교류 활성화다. 그러려면 회원 수를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불경기라 쉽진 않겠지만 회원 수를 늘려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임기 중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해외 마케팅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 수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모르는 여성벤처기업이 많다.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모르는 거다. 개인적으로는 수출 경력이 8년 정도 됐는데 당시엔 초보가 정보를 구할 길이 정말 없어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일을 배웠다. 해외 박람회 하나를 참가하기도 쉽지 않았다. 우리 회원사들은 이런 곤란함을 겪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라라리즈의 사업에 관해 설명해 달라.

▶주력은 젤네일, 젤네일스티커, 타투스티커 등 뷰티제품이다. 젤네일은 일반적인 매니큐어와 비슷하지만 특수 LED 램프로 말려야 하는 제품이다. 그 때문에 일반 매니큐어 대비 10배 정도의 지속력을 자랑한다. 젤네일스티커는 최근 들어 유행하고 있는 제품으로 스티커 접착만으로 네일아트를 받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타투스티커는 1년에 50만 장 정도 팔리는 베스트셀러다. 스티커 붙여서 물티슈로 문지르면 문신이 생기는 제품이다. 전국 다이소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라라리즈만의 차별성은?

▶유행을 읽는 선구안은 뷰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우리는 최신 트렌트를 타사보다 빠르게 포착한다는 강점이 있다. 국내 유행을 선도한 경우도 많다. 한국은 특히 유행에 민감한 시장이기 때문에 꾸준한 시장 조사가 중요하다. 또한 젤네일스티커와 타투스티커의 경우 자체 설비와 디자인팀을 갖추고 있어 원하는 어떠한 형태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나?

▶남들보다 훨씬 빨리 움직여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10년 전쯤 국내 최초로 젤네일스티커를 개발했는데, 당시에는 네일샵 등 전문가 중심의 관리가 주류를 이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셀프관리'를 한다는 게 낯선 시기였다. 더욱이 지금처럼 SNS가 활성화된 시기도 아니어서 홍보에도 어려움이 있어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3년 전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젤네일스티커 유행이 시작됐다. 과거 개발한 제품을 다시 갈고 닦아 다시 도전했다. 반응이 확연히 다르더라. 지금은 해외에서도 즐겨 찾는 우리의 베스트셀러 상품 중 하나가 됐다. 실패가 만들어낸 성공인 셈이다.

-지역 뷰티기업으로는 드물게 안정적인 수출 실적을 쌓고 있는데.

▶수출에 대한 욕심만 있고, 방법은 도통 모르던 시절도 있었다. 우연히 대구시가 일본에서 열리는 해외박람회 공동관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 처음엔 수출 실적이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 '최소한 첫걸음을 떼는 건 도와줘야 실적을 쌓을 것 아니냐'며 담당 공무원을 2시간 동안 설득해 겨우 참여할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출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자신감도 키웠다. 현재는 미국, 일본, 영국, 스웨덴 등 해외 1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됐다.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나?

▶회사를 차리기 전에는 그냥 네일아트를 몹시 좋아하는 직장인이었다. 친언니의 권유로 뷰티학과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 전문적으로 파고들다 보니 부족한 점들이 눈에 들어오더라. 당시엔 거의 100% 수입산 제품을 쓸 때였다. 그래서 동양인의 특성에 맞는 제품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색상의 네일 제품을 만들면 국내에서도 통하지 않겠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라라리즈의 현재 성과와 앞으로의 목표는?

▶최근 들어 전문가 시장과 소매 시장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고 있다. 우리 라라리즈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B2B 중심에서 온라인 매장, 홈쇼핑 등 B2C로 전환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엔 매출액이 전년 대비 늘었다. 최종적인 목표는 라라리즈가 뷰티업계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기업으로 만드는 거다.

-여성 기업인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창업은 하고 싶은데 두려워서 못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두려움은 준비 부족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매 순간 스스로를 갈고 닦으면 자신감이 붙고, 찾아오는 기회도 놓치는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