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남구, 사전투표 이틀 전 갑작스런 '양자 단일화' 제안… 이유는?

"정권교체 위해 범보수권 단합 필요해" 명분 내걸고도
"도태우·주성영은 배제… 배제해도 단합 가능" 배치돼
주성영 "의원직 양보 소문… 대구시민 3차 가해" 맹비난

대구 중구남구 보궐선거를 보름 여 앞둔 19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일대에 중남구 재보궐 선거 벽보가 내걸려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정당한 사유없이 훼손하거나 철거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도건우 무소속 후보가 갑자기 같은 무소속인 임병헌 후보와 '양자 단일화'에 나설 뜻을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 후보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병헌 후보와의 '조건없는 단일화'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명분으로는 "정권교체를 위해 범보수권 후보자들의 단합된 모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과거 동구갑과 북구을에서 출마한 주성영 후보, 동구을에서 출마했던 도태우 후보와의 단일화는 지역 주민들에 대한 배신이고 정치 발전과 지역 발전에 역행하게 된다"며 두 후보를 배제할 뜻을 분명히 했다.

애초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무공천 선언 이후 보수정당 출신 '보수 무소속' 후보 4명(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의 단일화 구도를 예상했던 만큼 도태우·주성영 후보를 제외한 양자 단일화 제안에 대해 "생뚱맞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대해 도 후보는 "두 명을 제외한 단일화로도 백수범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당력 양분화 내지는 분산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남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초청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백수범, 국민의당 권영현, 무소속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생각지도 않던 배제를 당한 후보 측에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임 후보가 당선된 뒤 2년 후에 의원직을 양보해주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자 비난 수위를 높였다.

주성영 후보는 "(의원직 양보에 관한) 소문이 지역사회 전체에 파다하다"며 "그러나 이는 허황된 거짓말일 뿐 아니라,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보끼리 그런 (단일화) 일을 하는 것은 곽상도 전 의원 사태로 충격받은 대구시민과 중구남구 주민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넘어 3차 가해"라고 맹비난했다.

도태우 후보 측 관계자는 "절차나 명분이 생략된, 특히나 사전투표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비현실적 논의"라며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을 비롯한 사심이 포함된 행위로 보고 있다. 주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정작 단일화를 제안받은 임 후보 측의 반응도 뜨뜻미지근하다. 임 후보는 "사퇴하고 조건 없이 지지하는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받은 것은 없다"며 "특히 네 사람 모두가 하는 것도 아니고 둘만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