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지역 최대 식자재마트 ‘매각설’…지역 소상공인들 긴장

입력 2022-03-02 14:46:55 수정 2022-03-03 22:07:26

부산·경남 중견 유통업체 인수 논의…납품업체 거래 중단, 상권 잠식 및 지역자본 유출 등 걱정

부산·경남지역 중견 유통업체에 매각설이 나도는 영천 A식자재마트 전경. 강선일기자
부산·경남지역 중견 유통업체에 매각설이 나도는 영천 A식자재마트 전경. 강선일기자

경북 영천지역 내 최대 식자재마트가 부산·경남지역 중견 유통업체에 팔릴 것이란 매각설 나돌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이 긴장하고 있다.

외지업체에 매각될 경우 지역 식자재 납품업체의 거래 중단은 물론 주변 상권 잠식 및 지역자금 역외유출에 대한 걱정이 상당하다.

2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천시 완산동에 있는 연매출 200억원 규모의 A식자재마트와 부산·경남에서 성장해 경북으로 직영점을 확대하고 있는 B마트 간 매각 논의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A식자재마트는 2천여㎡ 규모의 매장 건물과 수 천여㎡에 달하는 주차장 부지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농축수산물과 식자재, 공산품 등을 납품하는 지역 거래업체만 100곳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반경 1㎞ 내에 3천가구가 넘는 아파트 단지와 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영천공설시장, 각종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 있는 도심 내 '노른자위' 땅에 위치해 매각대금이 2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게 주변 상인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부산에서 경남 양산으로 본사를 옮긴 B마트는 2020년 기준 매출액이 4천500억원에 달하고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에 20개가 넘는 직영점을 두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소매유통업체 6곳(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GS슈퍼·탑마트·메가마트)을 제외하면 슈퍼마켓 업태로는 전국 최상위권 업체다.

때문에 A식자재마트가 B마트에 넘어가면 최소 60곳 이상의 기존 납품업체 거래가 끊길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전통시장 상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이 또 한번 위협받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 한 슈퍼마켓 업주는 "영천은 수년 전부터 대기업(이마트·탑마트·편의점)과 일본계(트라이얼마트) 자본, 기업형 식자재마트 등이 대거 진입해 골목상권을 초토화시켰다"며 "외지 대형업체가 다시 등장해 상권 경쟁을 벌이면 우리 같은 영세상인들은 설 자리마저 없어지고 지역자금 유출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와 관련, A식자재마트 관계자는 "B마트와 매각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협의사항에 대해서는 말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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