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완주 의사 안철수, 尹과 독대 가능성 열어 놔

입력 2022-03-01 17:06:40 수정 2022-03-01 20:43:48

"중요한 어젠다라면 어떤 정치인이든 만날 용의 있다"
安, 톱다운 방식 회동으로 상황 반전 노리는 듯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 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독자 완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독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하다'는 대답을 내 놔 진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 후보가 자신이 제안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 대해 국민의힘이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점에 분개하고 있고 국민의힘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논의 과정을 임의로 편집해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다소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안 후보가 정치공학적 셈이 아니라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담판 자리라면, 게다가 상대가 자신보다 정치 초보인 윤 후보라면 직접 대면해서 일합을 겨룰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시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진행된 제103주년 3·1절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와의 단독 회동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정치인들끼리 중요한 어젠다(사안)에 대해 논의를 하자고 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빈소 문상 후 "제가 말씀드린 것은 정확한 어떤 어젠다가 있을 때 그런 말씀을 드린 것이다"라고 단서를 달긴 했지만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안 후보가 이른바 '거간꾼'들이 배제된 상황에서 윤 후보와 단독으로 만나 협상을 벌이는 상황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발언이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후보가 담판을 통해 양보를 한 경험이 있고 정치 초보인 윤 후보를 상대로는 어떻게 논의를 전개할 지에 대해서도 상당한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공공연하게 독자 완주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에 곁눈질을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좀 더 정교한 '의전'을 바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가 실무회담을 거친 후 책임자들이 만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 아니라 책임자끼리의 합의를 바탕으로 실무자들이 후속 조치를 고민하는 '톱다운(top-down)'의 회담에서 성과를 내보겠다는 의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