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中企, 무인화 통합제어 시스템으로 스크린골프장 비용절감·효율화 주도
LG전자, 스크린골프장 가전 국산화 목표로 에스엘미디어와 '프리미엄 프로젝터' 보급
신용진 에스엘미디어 대표 "국내 스크린골프장 공급 넘어 세계로 수출 목표"
"독립기념관, 안중근기념관마저 일본산 빔 프로젝터를 쓴다는 사실 아십니까? 글로벌 빔 프로젝터 시장을 일본 기업이 주도하지만, 국산 기업의 우수한 제품도 없지 않습니다. 스크린골프장 업계에 몸담은 만큼 골프장 프로젝터만이라도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구 중소기업 ㈜에스엘미디어가 국내 가전 분야 대기업 LG전자와 손잡고 스크린골프장 가전 국산화에 나섰다.
1일 에스엘미디어는 최근 LG전자와 맺은 업무협약을 통해 자사의 스크린골프장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골프장에 LG전자 프리미엄 프로젝터를 보급, 수입산이 주를 이루던 스크린골프장 가전을 국산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크린골프장 자동화…점주·직원 일손 덜어
에스엘미디어는 국내 스크린골프장에 기술 혁신을 불러온 기업으로 꼽힌다.
스크린골프장 업계에 따르면 골프장 각 룸은 빔프로젝터, 냉난방기, 공기청정기 등 최소 3개의 가전제품이 있어 점주나 직원들이 들이는 수고와 시간, 비용이 만만찮았다.
입실한 손님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스크린골프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이를 비추는 빔프로젝터를 가동하며, 장시간 실내에 머무는 손님을 위해 공기청정기, 냉난방기까지 일일이 조작해야 해서다. 이 같은 여러 개 기기를 십수 차례 조작하면 최소 5분은 든다.
에스엘미디어는 골프장 측이 이런 시간을 아낄 수록 손님 응대 등 다른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룸 속 각종 가전을 원격·원터치로 조작해 주는 자동화 체계 '소메이트'(SOmate) 통합 리모컨을 개발, 발명특허를 내고 이를 상품화했다.
에스엘미디어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 동상(한국발명진흥회장상) ▷2019년 제54회 발명의 날 특허청장 표창 ▷2019년 제20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ITS 2019) 기술보호 유공자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스크린 프로젝터 국산화로 중소기업 활로 찾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실내 스포츠가 각광받으면서 에스엘미디어 사업도 날개를 달았다. 소메이트를 도입한 스크린골프장은 손님 응대에 드는 불필요한 시간을 아껴 업무효율을 높이고, 전력낭비를 최소화해 고정지출도 줄일 수 있다는 게 강점이었다.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손님을 직접 대면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점도 호응을 얻었다.
이런 가운데 에스엘미디어는 국내 스크린골프장들의 빔프로젝터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무 상 새로이 만나거나 기존의 관계를 이어가던 스크린골프장 점주들은 '기존 대형 스크린골프 공급사들이 주력 공급하던 수입산 빔프로젝터는 오래 가동하다 보면 램프가 일찍 고장나고, 외국 브랜드다 보니 제조사 수리 서비스도 위탁 운영해 번거롭다'고 호소했기 때문이다.
에스엘미디어 입장에서도 국산 프로젝터와 연동해 스크린골프장 자동화를 이끌어내는 편이 에스엘미디어 같은 중소기업들의 스크린골프 산업 진입에 유리하다고 봤다. 해당 회사가 국내 스크린골프장 여건에 맞춰 가전을 커스터마이징하고 이를 공급한다면 기존의 대형 공급사와도 어깨를 견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때마침 최근 LG전자가 스크린골프장에 특화한 업무용 레이저 프로젝터 '프로빔'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그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는 LG전자에 ▷업무용 프로젝터 보증기간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연장 ▷광원 수명이 끝날 시 레이저 부품만 교체 수리 ▷점주 요청에 따라 전문 수리기사가 방문 ▷수리 상담을 기존 평일 오후 6시까지 접수에서 주말·공휴일 포함 오후 9시까지 접수 등 조건을 내걸고서 제품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LG전자는 지역 중소기업의 요청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사업 확대 필요성에 따라 이 같은 요구를 수락했다. 그러다 에스엘미디어가 지난해 7월부터 프로젝터 700대를 잇따라 국내 스크린골프장에 교체·공급하는 모습을 보고서 좀 더 긴밀한 제휴 관계를 맺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달 24일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에스엘미디어는 자사의 무인관리 시스템을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인 스크린골프장과 LG전자 간 네트워크를 맺어 주기로 했다.
아울러 LG전자는 그간 외국 기업 브랜드가 선점하던 국내 스크린골프장 프로젝터 등 기기를 자사 제품으로 점차 대체하면서 점주들에게 더 나은 기술력과 서비스, 업무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조협 LG전자 커머셜지역담당 상무는 "에스엘미디어는 소메이트와 LG프로빔을 묶음 판매해 시장 영향력을 이미 키워가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 에스엘미디어가 프로젝터 뿐 아니라 서빙로봇을 비롯한 IT·가전을 함께 스크린골프장에 공급하도록 정책을 잘 맞출 계획"이라며 "에스엘미디어가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힘으로 스크린골프 산업 기술혁신 목표"

에스엘미디어를 이끄는 신용진 대표는 "골프와 스크린골프 산업에 애정을 지닌 만큼 기술 혁신을 이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의 신 대표는 22년 전 청년 창업 때부터 특허 개발에 관심이 컸다.
1990년대 고등학교 졸업 직후 한때 국내 자동차 제조사 정비사로 근무했던 그는 독립해 자동차 관련 무선기기 개발사, 내비게이션 개발사 등을 운영하며 전자기기 관련 특허 개발에 힘쏟았다.
그가 지닌 특허로는 ▷자동차 핸들리모컨 신호를 카오디오 교체 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환해주는 장치 ▷LPG차량 잔류가스 자동연소 시스템 ▷원격시동 경보기 ▷GPS방식의 과속카메라 알림장치 ▷아파트 외벽 승강기 무인화 장치 등이 있다.
이후 골프산업에 몸담아 대구대 골프산업학과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한국골프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다 스크린골프장 자동화 설비 개발 필요성을 느낀 그는, 2017년부터 이 같은 아이디어를 구현하고자 18개월 동안 전국 400여 스크린골프장을 다니며 자동화 체계를 고안한 뒤 상용화에 성공했다.
신 대표는 개발을 마친 제품을 크라우드펀딩했던 당시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지난 2019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소메이트 통합리모컨을 공개하자 해당 펀딩이 나흘 만에 1천만원을 끌어모았다.
그는 소메이트가 스크린골프장에서만 쓰는 제품이라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스크린골프장도 7천여 곳에 그친다. 그런 만큼 시장 반응만 확인할 목적으로 목표액을 단 '50만원'으로 지정했다.
그럼에도 나흘 만에 목표치를 20배 이상 초과달성하자 그는 "내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신 대표는 추후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과 협력해 스크린골프 산업을 첨단화하는 데 이바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지금까지의 에스엘미디어는 스크린골프장에서 필요로 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공급하며 신뢰도를 높여 왔다. 앞으로는 좀더 큰 목표를 갖고 여러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숙제"라며 "각종 시스템의 자동화와 국산화를 시작으로 국산 스크린골프 산업의 해외 수출까지 이뤄내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