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어선 40여척 해상 시위 "포스코 떠나려면 바다 돌려놔라"

입력 2022-02-24 17:05:46 수정 2022-02-24 19:05:19

"포스코 들어서며 영일만 황금어장 피해 희생 무시하는 행위"
7만 포항 체육인들도 "경북 유일의 대기업 본사가 떠나다니…"

24일 오후 3시 30분 포항 어민들이
24일 오후 3시 30분 포항 어민들이 '포스코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에 항의하는 영일만 해상시위에 나서기 앞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을 떠나려면 포스코가 망쳐 놓은 깨끗했던 바다를 돌려놔라."

24일 오후 3시 30분 포항시 남구 송도동 포항수협 위판장 앞·호미곶 항구에는 40여 척의 어선들이 줄지어 늘어섰다.

선박들은 고기잡이를 위한 그물 대신,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 포스코가 왜 앞장서냐', '박태준 정신이 포스코 정신이고! 포스코는 곧 포항이다!' 등 포스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 대한 서운함과 최정우 회장에 대한 원망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어입인들은 오후 3시 30분 결의를 다진 후 배에 올라 영일만항 일대에서 해상시위를 시작했다.

이날 해상 시위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김정재·김병욱 국회의원, 임학진 포항수협 조합장, 김재환 구룡포수협 조합장, 송재일 동해구수협 조합장,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 중앙회장 등이 함께 했다.

20여 분간 항해를 마친 어선들은 포항신항 앞 약 5㎞ 해상에서 포항수협에서 출발한 어선들과 호미곶항에서 만난 어선들이 만나 길게 줄지어 릴레이 운항을 펼쳤다.

포항신항 앞에 도착한 어선들은 다시 20여분 동안 연막탄을 터뜨리거나 일제히 뱃고동을 울리면서 포항시민의 4대 요구사항이 담긴 항의구호를 제창하는 퍼레이드를 펼쳤다.

포항시 어업인들은 "이번 포스코의 결정은 황금어장을 빼앗긴 서러움을 참고 참아왔는데 피해만 고스란히 남기고 포스코 지주회사를 서울에 설치한다는 것은 어업인들을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또한, 포항시 7만명의 체육인들도 경북 유일의 대기업 본사가 떠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포스코 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8일 규탄집회에도 1천여명이 적극 참여하기로 천명했다.

포항시체육회와 포항시종목단체, 읍면동체육회 등 체육단체 소속 포항체육인 30여명은 2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는 대일청구자금으로 건설된 국민의 것이고 지난 54년간 참고 견뎌온 포항시민의 피와 땀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포스텍·포항산업과학연구원을 통해 포항을 세계적인 R&D 기지로 만드는 것이 포스코의 의무이며 100년 새 꿈을 꾸려면 몸도 마음도 이곳 포항에 있어야 한다"이라고 밝혔다.

7만여명의 포항시 체육인들을 대표한 30여명이 24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포스코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을 규탄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
7만여명의 포항시 체육인들을 대표한 30여명이 24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포스코지주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의 탈포항을 규탄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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