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온 우주의 유일한 생명체

입력 2022-02-08 11:46:19

전헌호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종교영성학과 교수

전헌호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종교영성학과 교수
전헌호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종교영성학과 교수

갈릴레오가 원시적인 망원경으로 달과 행성을 관찰한 이후, 인류는 대단한 열정으로 밤하늘 탐구를 계속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전시킨 우주 관측기구들은 놀라운 수준에 이르렀다. 현재의 망원경으로 달이 지구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것을 알아냈고, 태양과 같은 별이 2천억 개로 구성된 은하를 약 1조 개까지 관측해냈다. 최신형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은 앞으로 더 많은 은하를 관측할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크기의 우주에서 인류가 알고 있는 생명체는 지구표면에 있는 것 뿐이다. 태양계에서는 지구밖에 생명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인류는 다른 천체들에서도 생명체들이 존재하는지 알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별 '알파 첸타우루스'조차 4.3광년 떨어져 있어서, 초속 30만 km의 빛과 전파를 이용하는 방법 외에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 은하의 이곳저곳으로 전파보내기를 수 십 년째 하고 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별들 중 한 곳에 우리와 같은 지성을 가진 존재가 있어서, 우리가 보낸 전파를 받고 다시 신호를 보내올지 기다리고 있다. 반응이 전혀 없는 상태가 이 기간만큼 지속되고 있지만, 지구촌 곳곳의 천문학자들은 대단한 인내심으로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밤하늘을 지키고 있다.

그곳에 지구에서 보낸 전파를 받아 그것을 인식하고 해석해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응답할 수 있는 생명체가 있을지라도, 여기까지 그 전파가 오는 데에 빛의 속도로 달려도 4.3년이나 걸리니 한 번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만 8.6광년이 걸린다. 그런데 지구에서 보낸 신호를 10광년에 받을 수 있는 별은 겨우 8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와 같은 지성을 가진 생명체들의 존재를 알기 위해 지구촌 천문학자들은 그동안 가까운 별들에게 40년이 넘도록 수없이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계속 침묵하는 것을 보면 어떤 반응도 받지 못한 것이다.

이 분야에서 천문학자들이 한 작업 중 성과는 다른 별에도 행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지금까지 알아낸 행성 수가 제법 많아져서 4천 개에 이른다. 하지만 지구와 같은 조건을 갖추고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높게 여길만한 행성은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지구처럼 물이 액체 상태로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빛과 열을 쏟아내는 별과 거리가 적절해야 한다. 또한 크기도 지구처럼 적절해 중력의 세기가 생명체가 살기에 모자라지도 지나치지도 않아야 한다. 이외에도 갖춰야 할 조건들은 대단히 많다.

설사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행성들이 태양계 밖에 있다 하더라도 그곳을 오갈 수는 없다. 지구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동원하더라도 그곳에 갈 우주선의 연료를 마련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현재 사용하는 우주선으로 가장 가까운 알파 첸타우루스에 도달하는 데에는 약 8만 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런저런 사실을 종합하면, 지구촌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이 우리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지구 생명체들의 한가운데에 내가 있다. 내가 있어서 온 우주가 있고, 온 우주와 지구 생명체들이 있어서 나의 생명이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나와 내 이웃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려준다. 우주의 알림을 잘 살펴보는 것이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