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유일 식수원 물골, 수질 개선 시급 "마실수 없는 상태"

입력 2022-01-18 14:11:49 수정 2022-01-18 22:10:16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현황 조사 보고서…물골 관리 방안 수립 필요성 제기
흐르지 않고 고여 마실 수 없는 상태…오염물 배수 시설·투명 덮게 설치
지질명소·근대문화유산 지정 제안…"체계적 관리·역사적 가치 재조명"

2021년 5월 독도 물골 내·외부 모습. 출처 독도 물골 현황 조사 연구 최종보고서
2021년 5월 독도 물골 내·외부 모습. 출처 독도 물골 현황 조사 연구 최종보고서

독도 유일의 식수원인 물골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역사적 가치 재조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염돼 마실 수 없는 상태가 된 물골 수질을 개선하고 지질명소 지정 등 검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경상북도 의뢰로 지난달 발간한 '독도 물골 현황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물골은 독도 서도 북서쪽 연안에 위치한 천연동굴로 독도에서 유일하게 지하수가 나오는 장소다.

해방 이후 2007년 해수담수화 시설 설치 전까지 독도의용수비대, 해녀, 울릉주민, 독도경비대 등이 식수원, 생활용수로 활용했다.

그간 4차례(1966년, 1982년, 2007년, 2018년)에 걸쳐 급수조 보수, 옹벽·물탱크 설치, 취수지 및 물탱크 뚜껑 설치, 조류 유입 방지 철망 설치 등 정비가 이뤄졌다.

문제는 해수담수화 시설 설치 이후 활용도가 떨어진 물골에 대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마실 수 없는 상태가 됐다는 점이다.

물골 상부에서 바닷새 배설물·사체 등으로부터 오염물이 유입되지만 취수지와 물탱크에 갇혀 물이 흐르지 않고, 뚜껑 때문에 빛이 들어오지 않아 자정 작용도 이뤄지지 않는 여건이다.

연구진이 시료를 분석하자 질산성 산소, 염소이온이 각각 수질 기준보다 3.6배, 3배 초과했고 총대장균군 검출 등 음용수로서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이 외부로 흐르지 않으니 독도 대표 바닷새인 괭이갈매기도 서식에 필요한 민물을 마실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취수지와 물탱크, 외부 간 지속적인 배수가 가능하도록 하고, 덮개를 투명화해 빛에 따른 자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부 수조대는 확대해 바닷새가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돕자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 물골 원형을 복원하거나 물골과 주민 숙소를 잇는 관로를 만들어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했다.

1966년 독도어민보호시설 공사 기념판. 출처 독도 물골 현황 조사 연구 최종보고서
1966년 독도어민보호시설 공사 기념판. 출처 독도 물골 현황 조사 연구 최종보고서

물골 가치도 재조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릉도·독도는 2012년 12월 제주도와 함께 국내 최초로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삼형제굴바위, 숫돌바위 등 4개소만 포함됐고 물골은 빠졌다. 해방 이후 물골이 갖는 역사적 상징성, 1966년 물골 공사 비문이 현존하는 점 등을 고려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앞으로 1년에 3, 4회가량 주기적으로 청소·모니터링 하고 약 2년간의 종합 학술조사를 거쳐 물골 이용 및 보전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남건 경북도 독도해양정책과장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해양수산부와 협의해 향후 대응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