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5일까지 울진연호문화센터 전시실에서
'당신 앞에 서성거린 내가 미워서'
초사 신상구(58) 서예가의 작품 전시회가 22년만에 열린다.
울진 출신인 그는 지난 1999년 겨울 첫 개인전 이후 오랜만에 자신이 그동안 갈고 닦은 작품을 모아 조심스레 대중앞에 선보인다.
그는 "중학교 때, 등교하다가 쑥두 쪽을 보며 학교에 가지 않고 저 곳에서 하루종일 있고 싶었던 날이 있었다. 그 숲으로 가고 싶었던 나날들.
-중략-
그렇게 가고 싶던 숲으로 나는 왜 가지 못했을까. 바보처럼.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당신 앞에 서성거린 내가 밉다.
내 운명이요, 내 삶이었다.
당신 앞에 서성거릴 수밖에 없었기에
미운 대상에 한 번은 다가가보려고 한다"
-후략-
2012년 울진에서 서예가 신상구를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소설가 김훈은 이번 작품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울진에서 나는 물고기와 함께 동해의 빛을 먹을 수 있었다. 울진의 빛이 신상구의 화폭에 내려와 있다."
김훈의 말처럼 신상구가 내놓은 32점의 작품에는 고향 울진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그의 살아온 이야기, 비석 글과 같은 오브제 등 다양한 주제가 녹아 있다.
이번 전시회는 서예와 문인화, 비문(碑文) 등의 작품으로 꾸몄으며, 특히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마다 그가 직접 해설을 곁들여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서예에 대해 한층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그는 "당신 앞에 서성거린 내가 미웠지만 이제 더는 피할 수 없어 당신 앞에 선다. 1999년 겨울 첫 개인전 이후 22년 만이다"고 전시회를 갖는 속내를 보였다.
전시회는 21일 오후 6시 30분 개막해 25일까지 울진연호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린다.
2021년 울진미협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신상구 서예가는 현재 울진문화원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