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대구 친절 택시기사' 조준호 씨 "모든 고객은 가족"

입력 2022-01-02 15:09:14 수정 2022-01-02 20:36:56

올해 10년 차 법인택시 운전…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 준비
상대방 이야기 듣는 습관생겨

6년 연속 시민들이 추천한 친절 택시기사로 선정된 조준호 씨가 자신의 택시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6년 연속 시민들이 추천한 친절 택시기사로 선정된 조준호 씨가 자신의 택시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안녕하세요. 잘 오셨습니다. 어디로 모실까요?"

지난달 28일 대구시가 발표한 올해의 친절 택시기사에 뽑힌 조준호(71) 씨가 지난 6년 동안 꾸준하게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비결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친절 택시기사는 시민들의 추천으로 이뤄진다. 올해 전체 추천 건수는 3만5천44건으로 지난해보다 8.4% 증가했다. 평가는 택시 내 청결사항, 운행경로 안내, 교통법규 준수 및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방역수칙 준수여부 등 모두 10개 항목이다.

올해 10년 차를 맞는 법인택시 기사인 그는 여러 차례 언론에 소개된 대구 택시계의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친절 택시기사 제도가 시행된 2016년부터 연속으로 친절기사에 선정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인사를 나누면 서로의 감정이 드러난다"며 "퇴근하는 분들에게는 '수고 많으셨습니다'고 인사하고 다른 도시에서 오신 분들에게는 '대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를 건넨다"고 했다.

모든 고객은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비가 오는 날은 우산을 준비하고 이른 아침에 나서는 승객을 위해 작은 간식을 마련한다. 그가 주로 활동하는 곳은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과 대구국제공항이다. 미리 나가서 문을 열고 캐리어를 싣는 일도 그의 몫이다.

과거 농·수산물 수출 사업을 하다 택시 업계에 들어선 조씨는 "젊은 시절부터 교회를 다니다 보니 상대방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듣는 습관이 생겼다"며 "내가 먼저 불편을 감수하면 모두가 행복하다는 말을 떠올리며 어딜 가든지 먼저 예를 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말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그는 "말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파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택시 안에서 나눈 긍정적인 말들이 좋은 일로 이어지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위 말하는 '진상 고객'에 대해서는 "오죽하면 그러겠냐는 생각을 한다"며 "차비도 못 받고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하지만 내가 좀 더 손해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운전을 계속하겠다. 친절기사는 인품으로 하는 것이지 좋은 차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내가 먼저 불편하면 모두가 행복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