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대표도서관·평화공원·3차순환로, 문화재 '암초' 차질 빚나

입력 2021-12-17 16:14:02 수정 2021-12-17 20:24:17

캠프워커 부지 내 2천440㎡ 면적서 문화재 발굴조사 실시 예정
환경정화작업 공사 일정 밀릴 수도
市, "조사 범위 포함된 사업 예정 부지 일부에 불과, 사업 추진에 큰 차질 없을 듯"

지난 8일 대구 남구 미군기지 캠프워커 반환부지 내 관제탑 모습. 매일신문DB
지난 8일 대구 남구 미군기지 캠프워커 반환부지 내 관제탑 모습. 매일신문DB

대구대표도서관과 대구평화공원이 조성될 캠프워커 반환부지 내 헬기장과 3차 순환도로가 들어설 동쪽 활주로 일부가 문화재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해당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지난 10월 대구 남구 캠프워커 반환부지(6만6천884㎡)를 대상으로 문화재 표본조사를 벌인 결과, 굴착 지점 13곳 가운데 3곳에서 옛 건축물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흔적인 '유구'가 발견됐다.(매일신문 12월 14일 자 9면) 표본조사에서 유구가 발견되면 관련 법에 따라 문화재청의 발굴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 때 발견지점을 중심으로 조사를 실시할 면적을 산정하는데, 매일신문 취재 결과 대구대표도서관 건립 부지, 대구평화공원 조성 부지, 3차 순환도로 개통 부지 일부가 각각 발굴조사 구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굴조사를 하기로 정해진 구역은 모두 3곳으로, 세 구역 면적 총합은 2천440㎡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첫 번째 구역은 대구대표도서관 건립 부지(2만8천967㎡)의 오른쪽 끝 편에 있는 560㎡ 규모의 땅이다. 설계상 대구대표도서관 내 발전기실에 해당하는 곳이다. 두 번째 구역은 대구평화공원 조성 부지(5만8천50㎡) 내 관제탑 옆에 있는 312㎡ 면적의 땅이다. 세 번째 구역은 3차 순환도로가 들어설 예정인 동쪽 활주로 부지(3만7천917㎡) 내 환경정화사업 현장사무실 앞에 있는 대지(1천568㎡)이다.

핵심 사업 예정 부지 3곳 모두 발굴조사 범위에 포함되면서 환경정화 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사업이 줄줄이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발굴조사 범위에 포함된 구역은 발굴조사가 끝난 후 정화 작업을 실시할 수 있고, 정화 작업이 완료돼야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공사 등이 진행될 수 있어서다.

국방부 위탁을 받아 환경오염정화사업과 문화재 조사를 해온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다음 해 초에나 발굴조사를 진행할 용역 업체를 선정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발굴조사 일정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우선 문화재청 신고, 국방부 승인 등 필요한 행정 절차를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구시는 반환부지 내 예정 사업들과 발굴조사를 병행해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발굴조사 면적에 포함된 사업 예정 부지는 일부에 불과하고 나머지 부지에선 사업을 그대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