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시당 내홍에…결국, '이재명 대구 시민선대위' 출범

입력 2021-12-15 16:53:27 수정 2021-12-15 21:04:01

시민선대위, 15일 준비위 첫 모임 갖고 출범 준비
시당 선대위 '올드보이' 비판 속 별도 조직 탄생
김대진 위원장 리더십 '위기' 평가… 갈등엔 선 그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아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아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대구시민들이 결국 민주당 대구시당과는 별개의 '시민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시당 선대위가 이번 대선 화두인 청년·혁신과 거리가 먼 '올드보이' 위주로 졸속 구성됐다는 당 안팎의 논란(매일신문 9일 자 5면 등) 끝에 결국 별도 조직까지 탄생하면서 둘로 쪼개진 셈이다.

'(가칭)이재명 대구 시민선거대책위원회'는 15일 저녁 준비위원회 첫 모임을 갖고 출범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시민선대위 주축으로는 홍의락 전 의원과 송필경 기본소득대경포럼 상임대표 등이 참가했으며,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지방의원 등이 공동제안자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앞서 대구시당의 선대위 구성이 논란이 되자 지난 10일부터 일찌감치 시민선대위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8일 '대구 대전환 선대위' 구성안을 발표했는데, 주로 지역 민주당에서 오래 활동해 온 인사들을 중심으로 꾸려져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는 당 안팎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김동식 대구시의원(수성2)은 "전략적 고민 없이 친분만 내세워 졸속으로 발표된 명단"이라며 김대진 시당위원장을 직격했고, 임대윤 전 시당위원장도 "선대위 구성안이 비상식적이다. 당장 직을 반려하고 싶을 정도"라고 밝히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대구시 동성로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대구시 동성로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필경 대표는 이날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이 문제로 시당을 비판하거나 갈등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너무 개혁성이나 참신성이 없는 나이 많은 분들이 선대위에 자리해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앞으로 대구를 짊어질 20·30·40대들에게는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시민선대위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되 '삶의 스토리'가 있는 시민들을 총망라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시민선대위 공동준비위원장으로 '나도 대통령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쓴 손팻말을 들고 이재명 후보의 대구 전태일 생가 일정에 함께했던 '알바생' 백명수(26) 씨가 이름을 올렸다.

정치권에서는 시당의 공식 선대위에 반발한 이들을 중심으로 '별도 조직'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김대진 대구시당위원장의 리더십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에 확진된 임대윤 전 위원장과의 접촉으로 15일 현재 수동감시 대상으로 분류, 적극적인 중재 활동에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시민선대위 측은 기존 시당 선대위와의 '갈등' 구도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김지연 대구 북구의원은 "시당 선대위를 비판하셨던 분들만 참여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부터 시민 캠프를 준비했던 그룹이 있다"며 "갈등보다는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공통 목표를 가진 협조적이고 상호보완적 관계로 봤으면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