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아름다운 동 만들기' 11억 편성, 선심성 예산 논란

입력 2021-12-09 16:12:45 수정 2021-12-09 21:37:03

내년도 예산안 '도시경관개선 사업비' 두고 마찰
22개 행정동마다 5천만원씩 편성…일부 구의원 "선거 앞 꼼수" 반발
구청 "사실 아냐…사업 취지 오해"

대구 동구청 전경.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청 전경. 동구청 제공

대구 동구청이 내년도 예산안에 22개 행정동마다 5천만원씩 모두 11억원의 도시경관개선 사업비를 배정해 일부 구의원들이 '선심성 예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구의회는 9일 제314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7천669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구청이 제출한 '아름다운 동 만들기' 사업안을 두고 선심성 예산 논란이 일었다.

도시경관개선사업의 일환으로 22개 행정동마다 시설비 5천만원씩 모두 11억원을 배정한다는 소식에 선거를 의식한 예산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권상대 부의장은 "구청이 행정동 단위로 예산을 배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내년도에 선거가 있기 때문에 구의회가 함부로 삭감하지 못할 거라는 얄팍한 꼼수가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다 편성된 예산안을 바로잡아야 할 의무가 있는 구의회가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원안대로 의결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효철 구의원도 "예산안은 그 목적이 분명해야 하는데, 목적도 불분명한 예산을 22개 동에 나눠주고 알아서 쓰라는 것은 세금 낭비"라며 "11억원이라는 금액을 아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 등에게 재난지원금 형태로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의식하고 편성한 예산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철회하고 선거 이후에 목적에 맞는 예산을 다시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은 사업 취지에 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구청 관계자는 "무조건 일괄적으로 5천만원씩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동마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서 집행할 계획"이라며 "각 동에서 공무원과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각 동이 돋보일 수 있는 사업들을 만들어서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각 동에서 제시된 아이디어에 따라선 조형물 설치, 폐가 개선, 포토존 조성 등 여러 가지 경관 개선 사업이 제시될 수 있다"며 "동마다 특색과 상황에 맞게 적합한 사업을 발굴하는 맞춤형 사업이고 동에서 추진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