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술 가치 있는 비슬산에 케이블카?”···즉각 건설 중단 필요해

입력 2021-12-06 18:32:51

비슬산 암괴류 세계적 규모·법정보호종 서식지
케이블카 사업은 암괴류·서식지 파괴
환경단체 “달성군 조례와 상충”

환경단체가 6일 오전 대구 달성군청 앞에서 비슬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환경단체가 6일 오전 대구 달성군청 앞에서 비슬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역 환경단체가 비슬산이 지닌 생태·학술적 가치를 내세우며 대구 달성군이 추진하는 비슬산 케이블카 건설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외 6개 대구 시민사회정치단체는 6일 오전 달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슬산 케이블카 건설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며 "김문오 달성군수는 개발을 멈추고 비슬산의 복원과 보존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비슬산이 지닌 학술적 가치에 주목했다. 천연기념물 제435호인 암괴류가 유명한데, 길이가 2km에 면적이 99만2천979㎡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해 2월 비슬산 자락에 산양이 서식한다는 사실이 국립대구과학관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다"며 "산양은 국제적 보호종으로 강원권으로 주로 서식하는데 백두대관과 연결된 청송 주왕산까지는 서식이 확인됐는데, 지리적으로 단절된 대구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특별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케이블카 사업은 암괴류에 악영향을 미치고 산양을 비롯한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지를 위협할 여지가 다분하다"며 케이블카 건설 반대 의견을 분명하게 표명했다.

또한 이미 많은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비슬산은 케이블카 건설 외에도 산 정상부까지 이미 임도가 닦여 있어 전기차와 투어버스로 산 정상까지 시민들을 실어 나를 수단 외에 다양한 자연휴양림, 관광호텔 등이 들어선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은 "시설은 충분한데 '대구시 1호 관광지' 타이틀을 달고 비슬산에 난개발이 진행 중이다"고 지적했다.

케이블카 건설이 자연친화 생태관광을 주장한 달성군 조례와 상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대구광역시 달성군 생태관광 육성 및 지원 조례'에 따르면, 달성군 내 우수한 생태자원과 자연경관을 자연친화적으로 활용하는 생태관광 육성과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생태계를 보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을 조례의 목적으로 하고 있다.

권정택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달성군은 자연환경을 보존하겠다며 생태관광 조례를 올해 1호 조례로 제정했다"며 "비슬산 케이블카 설치로 의장, 군수 모두 하나같이 조례를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후 이들 단체들은 한국네셔널트러스트가 수여한 '아름다운자연유산상'과 시민들 1천400명의 동의를 받은 비슬산 지키기 서명명부를 달성군수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