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車 2대 동시에 오면 벽에 바짝 붙어야" 인도없는 위험천만한 도로

입력 2021-12-13 06:30:00 수정 2021-12-13 09:02:28

보행자 통로가 따로 없어 벽에 붙어서 다니는 주민들
차량 2대 교행하면 주민들 보행 어려워
구미시 "규정상으로는 문제 없어"

경북 구미시 사곡역 뒤편 인근에서 보행자가 차량을 피해 난간에 붙어서 이동하고 있다. 이영광 기자
경북 구미시 사곡역 뒤편 인근에서 보행자가 차량을 피해 난간에 붙어서 이동하고 있다. 이영광 기자
경북 구미시 사곡역 뒤편 인근에서 차량 2대가 교행하는 모습이다. 이영광 기자
경북 구미시 사곡역 뒤편 인근에서 차량 2대가 교행하는 모습이다. 이영광 기자

경북 구미시 사곡역 뒤편 인근 도로에 보행자들이 다닐 수 있는 인도가 없어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곳 도로는 전체 길이가 70여m에 불과하지만 급커브·급경사의 Y자형 기형적 도로다. 또한 도로 폭도 6m 이하로 좁고 인도 시설을 갖추지 않아 보행자들의 통행에 어려움이 많다.

보행자들은 차량이 지나가면 벽에 붙어 이동할 수밖에 없고, 차량 두대가 교행할 경우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벽에 가만히 붙어있어야만 한다.

고등학생 A군은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이 도로를 주로 이용하는데 따로 인도가 없다보니 항상 조심스럽게 다니고 있다"며 "차량 2대가 양쪽에서 동시에 오는 경우에는 벽에 바짝 붙어서 차량이 전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곳 도로는 상모동과 사곡동을 이어주는 지름길 역할을 해 차량들이 붐빈다. 또 주변의 사곡초등학교와 사곡고등학교 통학 학생들이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많이 걸어다닌다.

특히 현재 대구권광역철도 공사중인 사곡역 뒤편과 맞닿아 있는 만큼 공사가 끝나면 시민들의 이동량도 지금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여 보행자의 안전대책이 요구된다.

거울반사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운전자들 탓에 보행에 위협을 받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인근 주민 B(57) 씨는 "밤에 가로등이 켜져 있고 벽에 붙어서 이동하더라도 차량 운전자가 커브를 돌 때 보행자 인식을 잘 못하고 위협적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인도가 없다 보니 두 사람이 같이 걷는 경우엔 벽에 붙어 한 줄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미시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도로는 대로가 아닌 소로로 적용받기 때문에 인도설치 의무가 아니라는 것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인도를 설치하려면 차로를 좁히든 일방통행으로 만드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경찰 등의 협조도 필요하다. 일단 현장 조사 이후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